[김안과병원]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7 – 황반변성 치료 : 눈주사 보다는 먹는 약, 음식으로 치료하면 어떨까요?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7 – 황반변성 치료 : 눈주사 보다는 먹는 약, 음식으로 치료하면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얼마 전 타병원에서 황반변성으로 진단 받고 치료를 받다 눈 상태 확인을 위해 김안과 망막병원을 방문한 환자 한 분이 있었습니다.
환자분은 비닐 봉지에 이런 저런 약제들을 가득 담아 오셨더군요.

‘선생님, 제가 눈에 좋다는 약들을 많이 먹고 있어요. 한 번 봐 주세요..
이건 저번에 다니던 병원에서 지어 준거고.. 이건 외국에 사는 친척이 보내 준거고… 이건 주변 사람들이 먹으면 좋다고 권해서 먹는 거고…. 블루베리도 먹고, 결명자차도 마시고…
술은 입에도 안대고 매일 아침 운동도 얼마나 열심히 하는데요…
이렇게 좋은 것들을 많이 먹는데도 왜 자꾸 눈이 나빠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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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많이 드시다 보니 겹치는 성분들도 일부 있어 간단하게 약을 정리해 드린 후 환자분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주사 치료는 언제 마지막으로 받으셨나요?’

그러자 잠시 머뭇거리던 환자분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그게… 한 6개월 전에 재발한 것 같다고 그쪽 병원에서 주사를 한 번 더 맞자고 했는데, 저는 그냥 주사 보다는 눈에 좋은 약과 음식으로 조절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서 주사는 안 맞았어요… 저번에 주사를 몇 번 맞았는데 별로 좋아지는 것도 없고 해서…’

결국 환자분의 눈이 자꾸 나빠지는 이유는 약을 안 먹어서가 아니라 주사 치료가 필요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데 있었습니다.

황반변성 치료를 하다 보면 위 환자분과 같이 영양제와, 음식, 바람직한 생활 습관 등을 통해 병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다소 전통적인 생각이지요. 특히 연세가 많으신 분들 중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분들 중에 일부는 각종 영양제, 눈에 좋다는 음식들을 열심히 드시면서 정작 중요한 ‘주사 치료’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눈에 좋은 음식과 약제를 꾸준히 드시는 것은 황반변성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주사 치료가 필요한 정도로 황반변성이 진행된 경우라면 아무리 좋은 약제나 음식을 수백만원어치 구매해서 꾸준히 복용한다 해도 그 효과가 단 1회 주사 치료의 반에 반에 반도 미치지 못합니다. 아니, 아예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정도로 주사 치료의 효과가 우수합니다.

눈에 직접 주사를 하는 방법이 환자 입장에서 조금은 부담스러운 치료 방법이긴 하지만 주사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반드시 치료를 받으셔야 하겠습니다.

[김안과병원]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6 – 황반변성 치료 : 주사를 이렇게 많이 맞아도 괜찮은가요?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6 – 황반변성 치료 : 주사를 이렇게 많이 맞아도 괜찮은가요?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황반변성으로 여러 번 주사 치료를 받는 환자분들 중 간혹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작은 눈에다가 이렇게 주사를 여러 번 놓아도 괜찮은가요? 문제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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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황반변성의 치료에 본격적으로 주사 치료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안과 의사들 역시 비슷한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리 주사침이 가늘다고 해도 눈에 여러 번 연속해서 주사를 하는 것이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지요.

눈 속 주사 치료는 이전에는 눈 속에 염증을 억제하거나 신경의 붓기를 빼거나.. 혹은 감염의 치료를 위해 제한적으로 이용하던 방법이었습니다. 눈 속 주사는 일부 환자에서 심한 염증이 발생하거나 눈 속 조직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방법이었지요.

실제로 정기적으로 수차례 이상 지속적인 눈 속 주사를 진행하는 방법은 황반변성 주사 치료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방법이었습니다. 따라서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황반변성 주사 치료가 도입된 지도 이제 10년 정도로 비교적 오랜 기간이 지났으며, 많은 환자들이 10~20회 이상의 주사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방식을 바꾸어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점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일부 환자에서 눈 속 염증이나 안압 상승 등이 나타나기는 하였으나 이는 문자 그대로 일부에서만 나타난 문제였으며,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은 여러 번의 주사에도 불구하고 문제 없이 잘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안과병원]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5 – 황반변성 환자들의 ‘닥터 쇼핑’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5 – 황반변성 환자들의 ‘닥터 쇼핑’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황반변성은 최소한 수 년 이상의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여러 번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답답한 마음에 일부 환자들은 이병원 저병원 다니면서 더 나은 치료 방법이 없는지 수소문하기도 합니다. 이런 행위를 ‘닥터 쇼핑’이라 부릅니다.

저에게 치료 받다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기시는 분도 있고, 반대로 다른 대학병원에서 치료 받다 저에게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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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환자들의 마음이야 십분 이해하지만 황반변성 치료를 받으면서 너무 자주 치료 의사나 병원을 바꾸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보통 병원을 옮길 때면 치료 기록과 검사 기록을 복사해 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환자는 ‘기록을 모두 가져왔으니 새로 나를 치료해 줄 의사가 내가 어떻게 치료 받았는지 잘 알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얼마 전 다른 대학병원에서 황반변성으로 치료받다 김안과병원을 방문하신 환자분이 한 분 계셨습니다. 환자분은 약 3년 동안 주사 치료를 10번 이상 받으셨는데, 첫 1년은 또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다 2년 전부터 이전 대학병원으로 옮기셨던 분이었습니다.

두꺼운 진료 기록과 검사 기록을 꼼꼼히 검토했지만 기존에 치료하던 의사가 왜 이 때는 주사를 하지 않고 저 때는 주사를 진행했으며, 황반변성이 주사 약제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전에 치료 받던 두 대학 병원의 의무기록도 형식이 너무 달라 쉽게 알아보기도 어려웠습니다.

병원마다 검사 장비도 서로 다른 경우가 많은데, 평소 자주 접해 보지 못한 장비로 검사한 결과는 눈에 쏙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검사를 다시 시행하고 현재 상태를 확인 후 치료 방침을 정하기는 하였지만 아무래도 제가 오래 보던 환자들에 비해서는 환자 눈 상태를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습니다.

직장의 변동이나 이사와 같이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황반변성 치료를 받으면서 담당 의사를 자주 바꾸는 것은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만약 꼭 바꾸어야겠다면 ‘이번 한 번만 바꿔 보겠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결정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안과병원]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4 – 황반변성 치료 : 재발이 없는 환자들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4 – 황반변성 치료 : 재발이 없는 환자들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황반변성 이야기 23에서 3번 주사 후 재발이 없었던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 드렸지요?
난치성 질환인 황반변성에 대해 글을 쓰다 보니 우울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오늘은 조금 더 기분 좋은 이야기를 한 번 해 보려고 합니다.

‘황반변성이 워낙 재발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오늘 검사 결과도 괜찮다니 정말 좋네요. 며칠 전부터 재발했으면 어쩌나 하고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선생님, 저희 어머니께서 시골에 사셔서 올라오기 힘드신데… 오랫동안 재발을 안하고 있으니 이제 병원에 그만 와도 되지 않을까요?’

‘황반변성에 걸렸던 눈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아요. 요즘은 작은 글씨도 흐릿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위의 이야기들은 1년~2년 이상 재발하지 않고 경과관찰 하던 환자분들이 진료실에서 하신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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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면 이와 같이 몇 번 주사 후 장기간 동안 재발이 없는 경우도 가끔 경험하게 됩니다.
환자도 좋고, 의사도 좋고, 모두가 좋은 경우입니다.

어떤 분들은 몸 관리를 잘 해서 재발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씀하기도 하시고, 또 어떤 분들은 제가 치료를 잘 해 주어서 재발하지 않는다고 말씀하기도 합니다. 간혹 몸에 좋은 어떤 음식들을 먹었더니 재발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환자들이 계속해서 재발하는 다른 환자들과 어떤 점이 다르기에 주사 치료 후 장기간 동안 재발하지 않는 것일까요?
유전자에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환경이나 생활 습관에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그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의학의 발전과 함께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황반변성이 언젠가는 완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소견이라고 생각됩니다.

황반변성으로 치료받는 많은 환자들에게

‘이제 황반변성이 완치되었으니 병원에 더 오실 필요 없습니다. 불편한 것이 있을 때 근처 안과에서 확인 받으세요~’

하고 시원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김안과병원]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3 – 황반변성 치료 : 주사 치료로 황반변성을 완치시킬 수 있을까?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3 – 황반변성 치료 : 주사 치료로 황반변성을 완치시킬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또 병원에 와야 하나요?’

작년 초 황반변성 진단을 받고 주사를 3회 맞은 후 경과관찰 중인 환자 한 분이 ‘6개월 후 다시 확인하겠습니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물어 보셨습니다.

환자는 3회 주사 후 2년 가까운 경과관찰 기간 동안 한 번도 재발하지 않은 특이한 경우였습니다.
재발도 없고, 약도 주지 않으면서 자꾸 병원에 오라고 하니… 이제는 ‘다 치료되었으니 그만 오셔도 됩니다.’는 말을 듣고 싶은 환자분의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황반변성이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왜 지속적으로 검진을 받으셔야 하는지 잘 설명해 드리고 다음 외래 예약 날짜를 잡아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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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전에 ‘황반변성은 그 원인이 노화이기 때문에, 몸을 젊게 만들 수 없듯이 황반변성도 완치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요? (여기서 ‘황반변성’이라 함은 나쁜 혈관이 자라 들어오는 ‘습성황반변성 (혹은 삼출성 황반변성)’을 뜻하는 말입니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황반변성 치료를 받아 오시던 분들은 정부에서 보험을 적용해 주는 주사 횟수가 점차 늘어난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전에는 5회 정도였고, 불과 몇 달 전까지는 10회였던 것이 최근에는 14회로 연장되었습니다. 그만큼 여러 번 주사를 맞는 분들이 많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간혹… 한 10명 중 1명 정도는 첫 3회 주사치료 후 수 년 동안 경과를 보아도 전혀 재발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말 운이 좋은 경우이지요. 이러한 분들 중 일부는 ‘습성 황반변성이 완치되었다!’고 보아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언젠가 보다 나은 치료법이 개발되어 10명 중 1명이 아닌 10명 중 9명이 황반변성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김안과병원]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2 – 주사를 맞고 피가 났어요!!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2 – 주사를 맞고 피가 났어요!!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황반변성에 대한 주사치료를 하다 보면 간혹 흰 눈동자에 피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것을 ‘결막하출혈’이라고 하는데 주사침이 아~주 가는 혈관을 터트리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사를 할 때 눈에 보이는 혈관들은 모두 피해 찌르지만 아~주 작은 실핏줄들까지 모두 피하기는 불가능 합니다. 따라서 어떤 때는 주사 후 깔끔하게 아무 표시도 안 날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눈에 피가 맺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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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막하 출혈을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주사를 맞고 눈이 너무 심하게 충혈되어서 왔어요. 주사 맞기 전에 설명을 들을 때, 충혈이 심하게 되는 경우에는 바로 병원에 와야 한다고 해서 급하게 달려왔어요.’

주사 후 1~2일에 이렇게 오시는 분들의 거의 대부분은 눈 속 염증이 아니라 결막하 출혈인 경우입니다. 그러나 저는 항상 이런 분들에게 ‘잘 오셨습니다.’하고 이야기 해 드립니다.
왜냐하면 안과 의사가 아닌 이상 단순히 피가 나서 충혈이 된 것인지.. 아니면 정말 눈 속에 염증이 생긴 건지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사 치료 후 눈 속 염증이 생길 확률은 수백 분의 일도 채 되지 않으나 발생하는 경우 바로 치료가 시작되어야 심각한 시력 손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안과병원]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1 – 황반변성 신약 개발 (2)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1 –황반변성 신약 개발 (2)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황반변성 신약 개발 2편에서는 1편에 나온 이야기에 대해 간단하게 부연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1편에서 나온 약제의 경우 결국 비극(?)적으로 결말을 맺게 되었습니다.
사실 실제로 황반변성 치료 약제 중 이러한 약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가상의 약제를 하나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1편해서 소개한 약제 개발의 과정 역시 사람들이 알기 쉽게 도식화 한 것으로 모든 약제가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닙니다. 중간 중간에 과정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개발하기도 합니다. 한 제약회사가 B,C,D,E 약제를 동시에 개발하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서로 다른 회사들이 서로 다른 약제들을 개발하지요.

어쨌든, 한 가지 약제가 개발되고, 사람에게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많은 투자를 진행하여 다양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다시 말해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수백억을 들였는데, 소위 꽝(!)이 나오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즉, 실패의 위험도 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 제약 회사에서는 새로 개발된 약제에 투자된 비용, 약제의 효과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비용을 책정하게 됩니다. 너무 비싸도 잘 팔리지 않을 것이고, 너무 싸도 회사에 별 이익이 되지 않으니까요…

약 10년 전 등장한 루센티스 약제는 눈 속에 주사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황반변성 치료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실명했을 환자들도 주사만 잘 맞으면 시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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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루센티스 약제와 루센티스를 개발한 노바티스 회사의 국내 홈페이지입니다.)

물론 약제의 가격은 매우 비싸게 책정되었습니다. 저도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처음에는 한 번 주사에 약 200만원 정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약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된 시간과 비용, 손실 등을 고려하였을 때, 제약회사에서 적절하게 책정한 가격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황반변성 때문에 환자들이 시력을 잃었을 때의 사회적 손실이 비싼 치료비에 비해 훨씬 더 컸기 때문에 이 정도의 가격이 용인된 것이겠지요.

환자 입장에서 치료비가 많이 든다는 점은 당연히 좋지 않습니다. 누구나 싼 값에 적정한 치료를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똑 같고, 의사의 입장에서 역시 치료하는 환자가 부담 없이 치료를 받는 것이 마음이 편합니다.
그러나 조금 시각을 바꾸어 “이렇게 비싼 루센티스 약이 만약 나오지 않았다면?” 하고 한번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요?  환자가 황반변성 치료에 쓰는 비용은 당연히 줄어들었겠지만 현재 그나마 루센티스 치료 덕분에 시력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상당수 환자들이 이미 실명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앞서 ‘황반변성의 사회적 비용’ 편에서도 잠깐 말씀드렷듯이 실명을 하게 되는 경우 본인의 불편함과 절망감은 당연히 말할 필요가 없으며 주변의 가족분들 역시 환자를 보살피느라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루센티스 약제는 아주 비싼 약제이긴 하지만 ‘많은 환자들에서 실명을 방지해 주는’ 이 약제의 효과는 비싼 가격보다 훨씬 큰 이득을 환자들과 그 가족들게 주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 이 약제가 보험 승인을 얻었을 당시의 가격은 한 번 주사에 약 백 몇십만원 정도 되었을 것입니다. 다만 너무 가격이 비싸서 횟수 제한을 두었지요.
우리 정부에서도 비록 비싼 약이긴 하지만 황반변성 환자의 시력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막대한 약제비를 부담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약을 개발한 회사는 전세계 제약 업계에서 1,2위를 다투는 노바티스 (Novartis)라는 회사입니다.
루센티스 약제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였는데, 이들 중 일부를 약제의 보다 효과적인 사용을 위한 방법을 개발하는 데에 재투자 하였습니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다양한 황반변성 치료 방법의 일부는 이러한 재투자의 결과로 확립된 것입니다.

더 나아가 회사는 루센티스 치료로 잘 듣지 않는 황반변성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 개발에도 투자하였습니다. 이러한 신약들 중 일부는 수년 안에 출시되어 환자치료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치료 방법으로 실명을 면할 수 없는 환자들 중 일부는 시력을 유지하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비록 약제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비싸게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이득도 크다는 것입니다.

향후에도 다양한 황반변성 치료 약제가 개발될 것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약제 가격이 너무 비싸게 책정되지는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야 환자에게 부담 없이 처방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비록 약제 가격이 조금 비싸게 책정된다 하더라도, 그럴 만 한 가치가 있는 약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김안과병원]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0 – 황반변성 신약 개발 (1)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0 – 황반변성 치료 : 황반변성 신약 개발 (1)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주사를 맞으니까 좋은 것 같기는 한데… 주사가 너무 비싼 것 같아요..’

황반변성 치료를 하다 보면 주사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 비록 나라에서 많은 지원을 해 주기는 하지만 약의 원가 자체가 한 번 맞을 때마다 100만원에 가깝다고 하니… 아마 평소 이렇게 비싼 약은 가까이 해 보신 적도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은 황반변성 치료 약제가 어떤 과정을 통해 개발되는지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왜 이렇게 약값이 비싼지? 그리고 이렇게 비싼 약을 왜 계속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일부 해결해 드리고요..
아래 그림을 참고하면서 설명을 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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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현재 황반변성 치료에 널리 쓰이는 A약제가 있습니다.
여러 제약회사들은 A약제보다 효과가 좋을 것으로 생각되는 약제를 개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론적으로 B,C,D,E 4개의 약물이 좋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자, 그러면 여기서 바로 약을 만들어 팔면 될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 약이 좋을 것 같다는 이론적 토대가 있으면 바로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특정 물질에 대한 이론적 토대가 많은 사람들에게 쓸 수 있는 약제로 시판되는 과정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복잡한 과정 덕분에 가장 효과가 좋고 안전한 약제를 이용하여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약제의 개발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환자 입장에서의 단점은 신약이 출시되는 시기가 늦어지고, 약제비 상승이 동반된다는 점입니다.

약제 개발을 쉽게 하여 안전성이나 효과에 약간의 문제가 있더라도 값싼 약을 빨리 개발하여 공급해야 할 것이냐? 아니면 약가가 상승되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안전성과 효과가 보다 확실한 약을 개발해야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과 같은 선진국을 필두로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최근의 추세는 후자, 즉, 비싸더라도 안전성과 효과가 보다 확실한 약제를 개발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B,C,D,E 4개의 약물을 시험하기 위해 우선 동물실험을 계획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사람에게 약을 투여하기 전에 동물에 투여한 후 효과와 부작용을 알아보는 방법이지요.
이론적으로는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적을 것 같아도 실제 동물에 사용해 보면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년간의 동물 실험 끝에 E 약제의 경우 동물의 신경에 독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되어 신약 후보에서 탈락하였습니다.

자, 이제 동물 실험을 마쳤으니 사람에게 직접 약제를 투여 후 반응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는 것이니 연구 계획 단계에서부터 아주 신중하게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시작한다는 것은 그 약제에 향후 최소 수백억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의학적, 윤리적 문제 뿐 아니라 재정적인 부담도 상당하기에 계획하는 데에만 6개월 ~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 2년 간의 임상시험 끝에 D약제는 탈락하였습니다. 효과는 좋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겼거든요.

이제 남은 약제는 B약제와 C약제입니다. 바로 시판될 수도 있지만 좀 더 신중을 기하기 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합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1에서 나타났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보정할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마련한 후 신중하게 연구를 진행합니다. 어쩌면 이번 연구 결과가 시판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거든요!

2년에 걸쳐 수백억 이상의 돈을 투자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B약제의 경우 효과와 부작용 모두 만족할 만 한 수준이었지만 C약제는 예상보다 효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C약제는 탈락하고 B약제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B약제의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수년 동안 연구한 결과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많은 의사들이 새 약에 관심을 보이고, 환자들도 기대가 큽니다. 실제 써 보니 효과도 좋습니다!!
생산량이 늘어나고 약제 판매는 호조를 보입니다.

그런데… 수천명, 수만명의 많은 사람들에게 약을 쓰다 보니 예기치 못한 문제점들이 발견됩니다.
예상 외로 눈 속에 염증이 너무 많이 생기는 것입니다!!
눈 속에 염증이 생겨.. 황반변성이 아니라 염증 때문에 실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의사들과 제약회사는 염증 발생의 원인을 밝혀보고자 애쓰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자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합병증이 부담스러워 효과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B약제를 처방하지 못합니다.
B약제는 조금씩 도태되기 시작합니다. A약제로 치료가 쉽지 않은 일부 경우에만 B약제가 이용되는 정도로 약의 판매량이 떨어집니다.

B약제 개발을 위해 5년의 시간과 수백억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쏟아 부은 제약회사의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노릇입니다. 본전은 고사하고 수백억의 적자를 보게 생겼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습니다. 누가 이런 문제가 생길지 예상이나 했을까요?

제약회사는 다시 황반변성 치료 후보물질들을 물색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이론적으로 F,G약제가 황반변성 치료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동물실험부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황반변성 신약 개발 2편에서 계속됩니다)

[김안과병원]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19 – 황반변성 진단 : 자식들의 역할도 중요하답니다.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19 – 황반변성 진단 : 자식들의 역할도 중요하답니다.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제가 몇 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눈 검진을 하고 있는 80대 노인 환자 한 분이 있으십니다.
항상 따님이랑 같이 오시는 분이신데 1년 쯤 전에 양안의 황반변성으로 진단받았습니다.

혼자 사시는 여성 분이셨는데, 양안 시력이 서서히 저하되었으나 본인은 크게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지내셨다고 하더군요. 한 번씩 들리던 따님이 같이 식사를 하다 반찬을 제대로 구별 못 하는 것을 보고 김안과병원을 방문하여 황반변성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 당시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로 심하게 양안 망막 신경이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일단 주사 치료를 몇 회 진행하였으나 호전이 없어 현재는 추가 주사는 하지 않고 눈 영양제만 드시면서 경과만 관찰하기로 하였습니다. 혹시 신경이 심하게 붓거나 하는 경우 다시 주사 치료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문 손잡이 위치도 잘 못 찾으세요.. 걱정이 되어서 간병인을 따로 두고도 제가 매일 들여다 봐야 한답니다.. 그래도 추가 주사가 필요 없다는 것은 좋은 거네요… 엄마가 주사 맞는 것 정말 무서워 하셨는데…’

한숨을 쉬시던 보호자 분은 환자를 모시고 진료실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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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은 전형적으로 60세 이상의 노인들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70세 이상의 혼자 사시는 노인 분들의 경우 황반변성이 발생하여 시력이 떨어져도 잘 느끼지 못하시거나 ‘늙어서 그렇겠거니…’하고 그냥 넘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식들이 의료인이 아닌 경우 노인분들에게서 얼마나 많은 병이 생길 수 있는지 경각심을 가지고 있기 어렵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부모님은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셨으니 앞으로도 그저 건강하시려니… 하고 편하게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각종 건강검진이 보편화 되어 있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습니다.
그러나 1년에 1회의 건강검진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황반변성 또한 그런 질환이지요.

만약 부모님이 60세 이상이시라면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6개월에 1회 정도는 근처 안과에서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끔 찾아 뵐 때,

TV는 잘 보이세요?
신문 읽는 데는 문제 없으세요?
양쪽 눈 중에 한쪽이 어둡게 보이거나 하지는 않으세요?

하고 한 번씩 구체적으로 물어보시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김안과병원]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18 – 황반변성의 사회적 비용

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18 – 황반변성의 사회적 비용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오늘은 질병의 치료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나 해 볼까 합니다.

‘마지막 주사를 맞고 난 후 6개월이 되었네요. 조금 재발하는 양상이 보이니 주사 치료를 1회 더 진행하겠습니다.’

80대의 재발성 황반변성 환자에게 추가 주사를 설명하였고, 환자와 50대 쯤으로 보이는 보호자 아드님은 진료실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그런데 조금 후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보호자 분이 다시 들어오시더니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저.. 혹시 주사 치료를 한 2주 미루면 안될까요?… 제가 일 때문에 내일 당장 지방에 좀 내려가야 하는데.. 다다음주 정도 되어야 시간을 조금 내서 올라올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저희 아버님께서 주사 맞고 난 후에 혹시나 문제가 생길까봐 워낙 불안해 하셔서 한 2~3일은 제가 항상 같이 있어야 하거든요…’

알고 보니 환자분은 저희 병원 근처에 사셨지만 보호자 분인 아드님은 직업 상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을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지방에서 일을 하시다가도 아버지의 병치료를 위해 며칠씩 시간을 내어 서울로 다시 올라오시곤 하셨던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주사를 여러 차례 맞으신 분이셨는데, 그때마다 이렇게 하셨다고 하니… 환자분의 근심도 크겠지만 한창 일하고 계신 보호자분 역시 중간에 일을 손에 놓고 다녀야 하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중한 질환이 그렇듯이 황반변성 역시 치료 자체에 소요되는 비용뿐 아니라 가족, 친지들의 노고를 동반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국가에도 부담이 되지요. 이를 ‘사회적 비용’이라 합니다.

황반변성으로 실명하게 되는 경우 환자 본인의 불편뿐 아니라 자식 세대 역시 상당히 부담을 지게 됩니다. 간병인 등의 비용은 물론이고 직접 모시고 사시면서 겪게 되는 부담도 상당합니다.
앞에 보여드린 예와 같이 열심히 일해야 하는 보호자들이 생업에 지장을 겪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황반변성으로 실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면서 이러한 부담이 점점 커지게 된다면 더 나아가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황반변성의 치료에 필요한 비싼 약제비의 대부분을 나라에서 해결해 주는 데에는 이러한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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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65세 이상 노령 인구의 구성비 (빨간색 선)를 예측하는 그림입니다. 2020년을 기점으로 급속한 증가가 눈에 띄네요. 통계청 자료로 네이버에서 가져왔습니다>

우리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급속하게 노령화가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라고 합니다.
노령화와 함께 전형적인 노인성 질환인 황반변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점점 커지겠지요.

보다 좋은 약제들이 빨리 개발되어 환자를 시력 상실의 고통으로부터 구하고,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