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과병원] 시야검사, 어떻게 하면 더 잘 받을 수 있나요?? -2-

<시야검사, 어떻게 하면 더 잘 받을 수 있나요?? -2->

지난 글에서 ‘시야검사는 왜 어려운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길게 설명 드렸지만, 어쩌면 시야검사는 원래 어려운 검사이며, 나만 어려운 것이 아니니 너무 실망하지 마시라는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야검사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시야검사는 검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검사의 퀄리티가 크게 달라집니다. 물론, 좋은 퀄리티의 검사가 있어야 환자분의 상태를 제대로 알 수 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시야검사를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검사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시야검사 방법을 말씀드리기 전에 시야에 대해 좀 더 이해를 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먼저, 왼손을 들고 왼쪽 눈을 가려보세요. 그런 뒤 눈은 가만히 정면을 응시하셔야 합니다. 눈은 정면에 고정한 채로 가만히 보면, 정면뿐만 아니라 상하좌우로 보이는 범위가 있을 텐데, 이 범위의 총합을 ‘시야’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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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눈을 가리고 오른쪽 눈으로 봤으니까 이런 경우에는 ‘우측 눈의 시야’가 되겠네요. 반대로 가리면 ‘왼쪽 눈의 시야’도 알 수 있습니다. 간단하죠? 가장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시야검사 법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야를 검사하면 나한테만 보이는 장면이다 보니, 내가 얼마나 보고 있는지 표현하거나 기록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음… 정면으로 볼 때 위쪽으로 몇 뼘이 더 보이고…아래로는…” 이런식으로 표현을 하고 싶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내 시야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남들과 비교했을 때 어떠한 지를 알고 싶지만 불가능하죠.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검사가 바로 앞으로 설명드릴 ‘시야검사’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시야검사를 하면 결과지가 다음과 같이 출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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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눈의 시야검사 결과지인데요, 위의 그림을 보면 빨간 원으로 표시한 것처럼 눈금이 있습니다. 한 칸이 10도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파란색 원을 보면 30이라고 써 있는데, 눈금 3개에 해당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30도라고 적혀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야검사를 하면 나의 시야에 문제가 있는 곳이 ‘어느 위치에 몇도 범위’라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해 주기 때문에 내가 남들에 비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예전보다 나빠진 것인지 그대로인지…를 알 수 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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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검사 결과지에서 어둡게 칠해진 부분이 시야가 손상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위의 그림처럼 시야검사 결과지에서 검게 칠해진 부분이 점점 더 넓어지게 되면 “아… 이 환자는 녹내장이 점점 악화되고 있구나.” 라고 판단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야검사를 환자가 정확하게 하지 못할 경우에는 이 환자가 녹내장이 나빠지고 있는지 그대로 인지 판단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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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야검사 결과를 보면 처음 시야검사를 했을 때와 두번째 시야검사 모두 4사분면에 어두운 영역이 상당히 있어 녹내장이 심한 상태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첫 검사보다 두번째 검사가 나빠진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환자가 3번째 시야를 한 결과 어두운 영역이 모두 사라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환자는 녹내장이 치료가 되어 시야가 넓어진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녹내장은 좋아지는 병이 아닙니다. 점점 악화되는 성격을 갖고 있는 병이고, 잘 관리할 경우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는 것이 최선의 결과이죠. 사실, 이 환자는 녹내장이 없는 정상인이었습니다.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환자가 처음과 두번째에는 검사가 익숙하지 않아 검사가 부정확 했고 세번째 검사가 되어서야 비로소 검사를 정확하게 해냈기 때문입니다.

안과의사는 시야검사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검사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지만, 이렇게 시야검사가 정확하지 않을 경우 환자 상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자, 이제 길었던 서론을 마치고 시야검사를 좀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환자에게 다음과 같이 검사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시야검사방법>

1. 시야검사는 총 10분~15분 정도 소요됩니다. 화장실은 미리 다녀오시고, 핸드폰은 꺼두세요.
2. 검사는 양쪽 눈을 번갈아 한 눈씩 검사합니다. 검사하지 않는 눈은 안대로 가려드립니다.
3. 시야검사 기계 앞에 앉은 뒤, 턱과 이마를 받침대에 고정하고 한손에는 검사 버튼을 쥡니다.
이때, 턱이나 이마가 떨어지지 않게 기계에 밀착시켜야 합니다. 만일, 자세가 불편할 경우 검사기계나 의자의 높이를 조정해 달라고 검사자에게 말씀해주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의 그림처럼 턱이 뒤로 빠지거나 이마가 떨어질 경우, 검사시간 동안 피로를 느끼기 쉽고, 잘못된 자세로 인해 위나 아래 쪽 시야가 가려지게 되는 오류가 발생합니다.
4. 검사하는 내내 정면에 눈을 고정해야 합니다. 검사기기에 턱과 이마를 밀착시키게 되면 정면에 노란색 불빛이 보이는데, 그 곳에 최대한 눈을 고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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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검사가 시작되면 노란색 불 주위로 하얀 불빛이 여기저기에서 아주 짧은 시간 켜졌다가 꺼집니다. 이때, 내가 불빛을 봤다고 생각되면 손에 쥐고 있는 버튼을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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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밝아서 알아보기 쉬운 불빛도 있지만 대부분은 긴가민가 할 정도로 불빛이 흐립니다. 그러하더라도 불빛을 봤다고 생각하면 버튼을 눌러주세요. 만약 불빛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 다면 버튼을 누르지 마세요.
6. 하얀 불빛이 어디서 켜지는지 찾으려고 눈을 여기저기 돌리지 마세요. 노란불빛(정면)에 눈을 계속 고정하려고 노력해주세요. 만일 나도 모르게 다른 곳에 눈을 돌렸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다시 노란불로 시선을 돌려 고정하려고 노력해 주세요.
7. 하얀 불빛은 아주 잠깐만 켜졌다가 꺼지기 때문에 불빛인지 아닌지 가능한 빨리 판단하셔야 합니다. 불빛을 봤다면 그 즉시 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
8. 버튼을 누를 때 마음이 급하다고 해서 불빛이 켜지기도 전에 누르거나, 여러 번 누르려고 하지 마세요. 혹시 버튼 누를 타이밍을 놓쳤더라도 바로 다음 불빛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9. 검사 속도가 너무 빨라서 도저히 따라가기가 힘들다면, 검사자에게 말씀해주세요. 검사속도를 느리게 해드릴 수 있습니다.
10. 눈은 검사 내내 자연스럽게 깜빡이셔도 됩니다. 그러나 버튼을 누른 직후 눈을 깜빡이는 것이 가장 좋으며, 이렇게 하면 다음 불빛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1. 검사 도중 언제라도 자세가 불편하거나, 졸리거나, 검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신다면, 손에 쥐고 있는 버튼을 길게 누른 상태에서 검사자에게 말씀해주세요. 잠깐 검사를 멈췄다가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12. 긴 검사시간이지만 집중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3. 시야검사는 아이큐 테스트 같은 시험이 아닙니다. 환자분의 눈 상태를 있는 그대로 알아보는 검사이니 마음을 편안하게 갖고 검사하셔도 됩니다.

검사를 직접 해보신 분이라면 제가 말씀드린 내용이 조금은 이해하기 편하실 것 같습니다. 위의 설명이 조금 길고 어렵다면 다음 세가지만 꼭 기억해주세요.

첫째, 자세는 가능한 편하고 정확하게
둘째, 눈은 검사 내내 정면에 고정하려고 노력한다.
셋째, 반짝이는 불빛을 봤다고 생각했을 때만 신속히 버튼을 누른다.

시야검사에 대해 환자분들이 조금은 더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글을 쓰려고 했는데 꼭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안과병원] 시야검사, 어떻게 하면 더 잘 받을 수 있나요?? -1-

<시야검사, 어떻게 하면 더 잘 받을 수 있나요?? -1->

녹내장이 걱정되어 검사를 받아 보신 분이나, 녹내장이 진단되고 꾸준히 병원 진료를 보고 계신 분이라면 누구나 ‘시야검사’를 받아 보셨을 것입니다. ”시야검사가 뭐지?” 하고 갸우뚱거릴 분도 있겠지만, ‘어두운 방에서 불빛이 보일 때마다 버튼을 삑삑 누르는 검사’ 라고 말씀드리면 “아~! 그거!!” 라고 알아 차리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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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검사>

“녹내장은 시야가 줄어드는 병입니다.”, “녹내장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말기가 되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결국 실명에 이르는 병입니다.” 라는 이야기 역시 들어 본 분들이 적지 않으실 겁니다. 시야라는 것은 우리가 ‘정면을 보고 있을 때 상하좌우로 보이는 범위의 총 합’을 의미하며, 시야검사는 환자가 볼 수 있는 범위를 측정하는 검사법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당연히 녹내장을 진단하고, 녹내장이 악화되는지를 평가하는데 아주 중요한 검사라고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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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야검사를 받아 보신 분들은 어쩌면 다들 ‘안 좋은 기억’ 하나씩은 갖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외래에서 진료를 보다 보면 환자분들이 시야검사를 상당히 힘들어 하고, 가능하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오늘은 시야검사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에 앞서 먼저 왜 시야검사가 꺼려지고 어려운지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시야검사는 왜 어려울까요?>

먼저, 시야검사를 어려워하는 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잘 하는데 나만 어려워하는 게 아니란 뜻이죠.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에서는 시야검사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직원 30명을 대상으로 시야검사를 시행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그 결과 응답자의 77%가 시야검사는 ‘어려웠다 또는 아주 어려웠다’고 응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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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대부분 20-30대의 젊은 연령층이었고, 안과에서 일하면서 시야검사가 어떤 검사인지 직/간접적으로 접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검사를 받고 나서는 상당수가 검사를 힘들어 했는데요. 이 결과는 상당히 인상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야검사가 어떤 이유로 힘들게 느껴졌습니까?” 라는 주관식 설문에는 다음과 같은 응답이 주를 이뤘습니다.

“집중하기가 어렵다.” “검사할 때 너무 답답해서 오래 앉아있기가 힘들었다.” “생각보다 검사시간이 길게 느껴져 지쳤다.” “졸리고 지루했다.” “시야검사 불빛이 거의 잘 안보이고, 내가 제대로 검사하고 있는지 확인이 되지 않아 마음이 불편했다.” “눈을 가만히 고정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시야검사를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이라면 위에서 호소한 불편사항들을 적어도 한가지 이상씩은 경험해 보셨을 꺼라 생각합니다. 어떠신가요? 시야검사는 ‘나만 힘들어 하는 검사’가 아니라 ‘누구가 어려워할 수 있는 검사’라는 게 조금은 와 닿으시나요?

원래 시야검사는 어려운 게 맞습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시야검사는 한눈씩 검사를 하고, 검사하는 눈을 정면(노란색 불빛)에 고정한 상태에서 주변에 깜빡이는 불빛(하얀 불빛)이 보이면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시행됩니다. 보통 크게 두가지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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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눈을 가만히 고정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사람은 관심을 끄는 무엇인가가 시야에 나타나면 그쪽을 쳐다보게 되어있습니다. 본능적으로 말입니다. 아마도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갑자기 나타나는 적을 빨리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정면에 눈을 고정하고 검사 시작부터 끝까지 전혀 눈을 움직이지 않고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

두번째로 주변에서 깜빡 거리는 불빛을 알아채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불빛은 실제 어느 범위까지 환자가 불빛(자극)을 인지하는지를 검사하기 위해서 서로 다른 강도의 불빛이 위치를 바꿔가면서 깜빡이는데, 아무런 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도 깜빡이는 불빛의 절반정도는 인지를 못할 정도로 대부분 희미한 불빛이며, 약 0.2초의 짧은 시간만 켜졌다가 꺼지기 때문에 그 희미한 불빛이 불빛인지 아닌지 판단할 시간이 매우 부족합니다.

다음은 실제 시야검사를 시행할 때 찍은 영상입니다. 직접 시야검사를 한다고 생각하고 봐주시면 얼마나 어려운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 https://youtu.be/LdP5JCUTmk0 )

 
<시야검사 동영상>

시야검사를 어렵게 느끼고 검사를 꺼리게 되는 과정의 심리상태는 다음과 같이 예로 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둡고 답답한 방에서 검사를 받는다. à 그리 편치 않은 자세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긴 시간(10분이상) 동안 자세를 유지하라고 한다. à 검사를 시작하게 되면 눈을 고정하고 하얀 불빛이 깜빡이는 지를 보고 버튼을 누르라고 하는데 뭔가 긴장이 된다. 잘하고 싶다. à 검사가 시작되면 어떤 불빛은 밝아서 잘 보이기 때문에 쉽게 버튼을 눌렀는데, 검사를 하다 보니 대부분은 너무 희미해서 그게 불빛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à 불빛인지 아닌지를 고민하는 찰나 벌써 다른 불빛이 켜진다. à 마음이 조급해진다. à 다음 불빛은 꼭 맞추고야 말겠다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쉽지 않다. à 노란불에 눈을 고정하고 움직이지 말라고 했는데, 이미 까먹은지 오래고, 나는 하얀 불빛이 켜졌는지 찾아야 겠다. à 열심히 눈을 여기저기 움직이면서 불빛이 어디에 켜지는지 기다린다. à 그래도 불빛은 잘 보이지 않는다. à 자꾸 딴생각이 나기 시작하고 졸리기도 하다. à 다시 정신차리고 검사를 잘 해보고 싶다. à 그래, 이쯤되면 불이 켜질 때가 되었으니 불빛이 안보여도 버튼을 눌러본다. 역시 뭔가 찜찜하다. à 여전히 검사는 어렵고, 이번 검사는 글렀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포기하고 싶다. à 헤매다 보니 검사는 끝나버렸고, 뭔가 시험문제를 엄청 틀린 것처럼 기분이 좋지 않다. à 검사결과를 듣는 날 대입시험에서 합격자를 발표하는 것처럼 긴장이 되고 떨린다. 결과가 좋게 나왔어야 하는데à 의사선생님은 검사가 제대로 안됐다고 집중해서 검사를 한번 더 하자고 한다. 약간 혼나는 느낌이 들었다. à 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니 좌절감이 들고, 검사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병원을 옮겨 볼까?

조금은 과장이 있겠지만, 많은 분들이 비슷한 불편함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시야검사는 원래 이렇게 어렵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시야검사는 녹내장의 진단과 경과관찰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검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극복해야만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 글에서는 ‘시야검사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서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안과병원] 녹내장 이야기(9): ‘녹내장 의증이 뭔가요?’

녹내장 이야기(9): ‘녹내장 의증이 뭔가요?’

녹내장은 눈 속에 있는 시신경이 점점 약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초기에는 시신경이 약해지더라도 본인이 잘 느끼지 못합니다. 따라서 녹내장 진단의 첫걸음은 본인의 증상과 상관 없이 시신경을 정기적으로 검사 받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환자들이 녹내장을 처음 발견하게 되는 가장 흔한 경로는 녹내장과 관련 없이 눈이 피곤하거나, 빨개지거나, 침침해서 근처 안과에 갔다가 받은 시신경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입니다.

눈 속에 있는 시신경을 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안과 의사가 검안경이나 현미경을 이용하여 눈으로 직접 시신경의 모양을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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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안과에서 시신경을 검사하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왼쪽은 직상검안경을 이용하는 방법이고, 오른쪽은 세극등현미경에 특수 렌즈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두 방법은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는 환자의 눈 상태나 안과 의사의 선호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시신경 검사가 말만 들어서는 간단할 것 같지만 사실, 시신경의 모양을 보고 정확하게 녹내장유무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1) 사람 눈으로 본 시신경의 겉모양이 약해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괜찮은 경우가 있고, 반대로 사람 눈으로 봐서는 괜찮아 보여도 실제로는 약한 경우도 있고, 2) 시신경이 약해지는 것이 녹내장 외에 다른 이유들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안과 의사가 눈으로 확인한 시신경의 겉모양이 약해 보이는데 정말 약한 것인지, 원인이 녹내장 때문인지 애매한 상황을 ‘녹내장 의증’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녹내장이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만약 일차적으로 안과 의사가 눈으로 본 시신경의 모양이 약해 보이면(녹내장이 의심되는 ‘녹내장 의증’의 상황이라면) 그 다음 단계로 1) 정말 시신경이 약한지, 2) 그렇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정밀검사가 필요한데 병원마다 세세한 검사 종류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1) 시신경의 모양을 자세히 보기 위한 확대 사진 검사, 2) 신경섬유의 두께를 측정하는 영상 검사들(OCT, HRT, 등), 3) 시신경의 기능을 측정하는 시야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쉽게 생각해서 학창시절 신체검사할 때, 우선 구조(체격)와 관련된 키, 몸무게 등을 측정하고, 기능(체력)과 관련된 달리기, 윗몸 일으키기 같은 검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신경도 구조와 기능을 모두 평가하게 되는데, 구조에 해당하는 것이 사진을 비롯한 영상검사이고, 기능에 해당하는 것이 시야검사입니다.

녹내장 의증의 상황에서 정밀검사를 하면 다음과 같은 경우의 수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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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보기만 약해 보이고 실제로 괜찮은 경우: 그냥 두셔도 됩니다. 겉보기보다 실제 모습이 중요하니까요.

– 정말 약한 시신경

1) 선천적으로 약한 시신경: 역시 그냥 두셔도 됩니다. 구조적으로 약하기는 하지만 기능은 잘 발휘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빼빼 말랐지만 체력은 좋은 사람’에 해당합니다.

2) 근시 때문에 약해진 경우: 근시가 있으면 근시가 없는 눈보다 상대적으로 시신경이 약해지게 됩니다. 이미 학창시절에 근시 정도와 시신경의 모양이 대부분 정해지기 때문에 이후에 어떻게 한다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굳이 무리해서 치료할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근시가 있으면 당장은 괜찮더라도 앞으로 녹내장이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방심하지 말고 계속 관찰해서 녹내장이 생기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얼마마다 검사를 반복할지는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의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서 안압이 높은 편이고, 녹내장 가족력이 있다면 몇 달마다 검사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더 간격을 늘려도 됩니다.

3) 녹내장이 생겨서 약해진 경우: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냥 놔두면 시신경이 점점 더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4) 다른 이유 때문에 시신경이 약해진 경우: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약 때문에 시신경이 약해졌다면(특히 결핵약) 원인이 되는 약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하고, 뇌종양 때문에 시신경이 눌려서 약해졌다면 뇌종양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모든 정밀 검사를 다 받았는데도 애매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땐 그저 ‘녹내장 의증’으로 남겨두기도 합니다. 그 상황에서 치료를 할지 말지는 녹내장의 위험요인이나 환자와 의사의 성향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해서 결정하게 됩니다.

이렇듯 녹내장 진단 과정에는 여러 가지 검사와 경우의 수, 영향 인자들이 작용하게 됩니다. 게다가 그 과정이 공식에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랜 기간의 공부와 경험이 중요합니다. 비록 그 과정에서 시행하는 검사들이 환자에게 직접적인 해를 주지는 않더라도 그 결과의 판독은 환자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녹내장이 아닌 환자에게 녹내장 치료를 하거나, 녹내장이 있는데 진단을 제대로 못해서 생기는 결과는 환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과 의사들은 안과 검사 장비를 비전문가에게 허용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여기 저기 나오는 내용 적당히 골라서 버무리고, 무협지에 나올 것 같은 상상을 가미해서 스스로 ‘녹내장에 대해서 안다’고 주장하면서 효과가 제대로 입증되지도 않았고, 성분과 원산지도 공개하지 않는 비싼 약을 권유하는 사람들에게 안과 검사 장비 사용을 허용하려는 것이 정말 환자를 위하는 길일까요? 안타깝지만 제가 보기엔 지금 우리나라에서 그런 중요한 판단을 할 때, 해당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그다지 존중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런 이야기 하면 ‘자기 이권만 생각하는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리기 쉽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환자 스스로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감언이설에 현혹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도 환자분들의 그런 판단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아무쪼록 여러분들께서 안과 전문의에게 제대로 된 시신경 검사 잘 받으셔서, 방황하거나 녹내장을 너무 늦게 발견하는 일 없었으면 합니다.

[김안과병원]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 (4) – 녹내장의 진행 양상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 (4) – 녹내장의 진행 양상

지난 시간에 이어서 이번에는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의 네 번째 요소인 ‘T = Trend (진행 양상)’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4. T = Trend (진행양상) – 진행하고 있는가? 진행 속도가 빠른가?

네 번째로 생각할 점은 진행의 유무 및 속도입니다. 초기에는 시신경유두나 망막신경섬유층의 변화(구조)가 시야의 변화(기능)보다 더 눈에 띄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녹내장의 경우에는 구조보다는 기능의 변화가 진행 판단에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말기 녹내장의 경우, 환자 스스로 시야의 변화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환자 스스로 한 눈씩 가리고 일정한 곳을 주시한 상태에서 시야변화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진행을 판단하는 방법은 안과의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모든 안과의사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처음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입니다. 병원마다 구비하고 있는 장비의 사정이 다르겠지만 처음 진단 당시의 안압, 각막두께, 시신경유두/망막신경섬유/안저 사진, 시야검사결과는 가급적 모두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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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환자가 반복해서 받은 시야검사의 결과로, 아주 빠른 진행을 보인 경우입니다. 처음 검사에서는 초기 녹내장이었지만(A), 2년 뒤 검사에서는 중기 녹내장으로 진행 했고(B, 검은색 & 회색 부분이 더 늘었습니다), 그로부터 3달 뒤에는 말기 녹내장이 되어버렸습니다(C). 이 환자의 경우, 안압이 높은데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서 녹내장이 빨리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말기까지 진행해버리면 다시 예전 상태로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처음 상태에서 더 심해지지 않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간혹 안압이 낮은데도 녹내장이 진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우선 정말 안압이 낮은지, 안압을 제대로 측정했는지 확인해봐야 하고, 환자가 병원에 올 때만 약을 점안하는 것은 아닌지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말 안압이 낮다면 그만큼 안압에 더 약한 눈이라 안압을 더 많이 낮추어야 할 수도 있고, 안압 외에 다른 요인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환자가 고령이라면 빠르지 않은 진행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젊은 환자라면 느린 진행속도라도 더 비중 있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진행속도가 일반적인 녹내장보다 빠른 경우, 녹내장 이외의 다른 질환의 가능성(특히 뇌질환)도 생각해야 합니다.

진료에 적용하기

저는 녹내장 환자를 대할 때면 항상 이 네 가지 항목(G, I, F, T)을 떠 올리고 하나씩 맞춰봅니다. 그러면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가능합니다. 가장 좋은 경우의 수는 ‘G = 순한 형태의 녹내장이고, I = 안압 조절이 잘 되고 있고, F = 아직 초기이고, T = 크게 나빠지지 않고 있는 경우’입니다. 환자에게는 그냥 이 표현 그대로 말씀 드립니다. 만약 네 가지 항목 중 위험한 항목이 있다면 긴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G = 포도막염 녹내장이고, I = 안압이 들쭉날쭉 하고, F = 아직 초기이고, T = 진행이 확실하지는 않은 경우’라면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약을 더 세게 쓰거나 녹내장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녹내장 환자의 진료과정을 돌이켜 보면 ‘질문하기(어떤 형태의 녹내장인가? 안압 조절은 괜찮은가? 시야는 어떤가? 진행 상태는 어떤가?)’ 여러 가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 질문의 답 ‘확인하기’  치료 할지 말지, 지금 치료 지속할지 바꿀지 ‘결정하기’ 설명하기’로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설명하기’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눈높이에 맞는 표현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그 때 그 때 환자의 반응을 잘 관찰하면서 환자가 제일 이해하기 쉬워하는 표현을 찾기 위해 꾸준히 노력합니다. 환자의 생각이나 질문이 의사 입장에서 논리적이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가령 ‘녹내장이 있습니다’라고 하면 환자는 ‘몇 년 전에 눈에 튀어 들어간 농약 때문에 생긴 것 같다’,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생긴 것이다’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그런 생각을 이해하고 바로잡아 가면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환자는 믿을만한 의사의 권유를 잘 받아들여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녹내장을 대하는 제일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안과병원]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 (3) – 시야 검사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 (3) – 시야 검사

지난 시간에 이어서 이번에는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의 세 번째 요소인 ‘F = Field (시야)’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3. F = Field (시야) – 시야이상이 어느 정도인가?

‘녹내장이 있으시네요’라고 말씀 드리면 대부분 돌아오는 질문은 ‘상태가 심한가요?’입니다. 환자에게 녹내장의 정도를 설명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이 시야결과에 따른 분류입니다. 여러 가지 분류가 있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동시야검사의 결과에 따라 초기, 중기, 후기, 말기로 설명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후기나 말기라는 말 대신에 ‘녹내장이 다른 분들보다 좀 심한 편이세요’라고 말씀 드리기를 좋아합니다. 특히 ‘실명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은 경우에 따라 아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환자들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완곡하게 ‘시력이 많이 내려갈 수 있습니다’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이 좋을 때가 많습니다. 시야의 정도를 평가할 때는 환자의 나이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가령 같은 중기의 시야결손이 있다 하더라도 환자가 20대냐 90대냐에 따라서 치료 방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야검사의 원리는 청력검사와 비슷합니다. 청력이 좋은 사람은 작은 소리도 잘 듣고, 청력에 문제가 있다면 작은 소리를 잘 못 듣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신경세포의 기능이 정상이라면 어두운 빛도 잘 볼 수 있지만 신경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어두운 빛은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망막 여러 부위의 신경세포들이 얼마나 튼튼한지 알기 위해서 망막의 여러 부위에 밝은 빛, 어두운 빛을 번갈아 가면서 비춰주고 얼마나 잘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이 시야검사의 기본 원리 입니다. 한 마디로 ‘몸이 얼마나 튼튼한지 체력장 검사 하듯이 시신경 세포들이 얼마나 튼튼하지 세포들의 체력을 테스트하는 검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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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검사 장면입니다. 어두운 빛과 밝은 빛을 번갈아 가면서 보면서 어느 정도 어두운 빛까지 볼 수 있는지 신경세포들의 기능을 확인하는 검사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시야검사를 처음 할 때는 힘들어 하시는데 여러 번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게 됩니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체력 테스트 결과가 달라지듯이 시야검사 결과도 할 때마다 조금씩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시야검사를 받아 봤지만 꽉 막힌 통에 얼굴을 대고 집중해서 어두운 빛을 봐야 하기 때문에 꽤 피곤한 편입니다. 특히 피곤한 상태에서는 검사 받다가 졸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주 중요한 검사이기 때문에 가급적 꾸준히 열심히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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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환자가 일정한 시간을 두고 여러 번 받은 시야검사 결과입니다. 처음 검사(A)에 비해서 두 번째 검사(B)가 까만 부분이 더 많아져서 나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세 번째 검사(C)를 보면 처음 검사보다 오히려 검은 부분이 줄었습니다. 그러면 이 환자의 녹내장은 좋아진 것일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시야검사는 검사 할 때마다 차이가 나고, 진행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경험 많은 안과 전문의가 제대로 판독해야 합니다. 시야검사나 안압검사 자체가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비전문가도 사용 가능하다는 생각은 해당 분야의 실제 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의사들이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서 반드시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사용하도록 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다음 시간엔 ‘T = Trend (진행 양상)’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김안과병원] 건강검진에서 녹내장이 의심된데요..

건강검진에서 녹내장이 의심된데요..

안녕하세요 ^^ 저는 올해 3월부터 녹내장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민경이라고 합니다.
요즘 외래 진료를 하다보면 매일 두, 세분 정도는 “건강검진에서 녹내장이 의심된데요..” 혹은 “건강검진 했는데, 안압이 높데요..” 라고 해서 오시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녹내장=실명하는 병”이라고 알고 계신 경우가 많아 건강검진 결과를 받고 외래에 오시기 까지 어떤 검사를 하게 되는지, 혹시 실명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에 걱정을 하다 오시는 경우가 많으신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떤 경우에 건강검진에서 녹내장을 의심하게 되고 정밀검사를 하게 되면 어떤 검사를 하시게 되는지 알아보도록 할까요?

건강검진은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안과 검사 항목은 안저사진, 시력, 안압 등을 포함하게 됩니다. 안저사진에서 녹내장성 시신경 변화가 있거나 안압이 높은 경우 저희 녹내장과로 정밀검사를 위해 의뢰되시게 되는 것이지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왼쪽의 경우 정상적인 시신경으로 중심부 시신경유두함몰부위를 제외한 신경섬유(화살표부위)가 충분하게 있습니다. 반면 오른쪽 그림을 보시면 왼쪽 보다 주변부 신경섬유가 많이 줄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안저사진에서 이러한 형태를 보이는 경우 녹내장이 의심된다는 (또는 시신경 유두 함몰이 커져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시는 것이지요. 그리고 안압이 오랜 기간 상승하게 되면 시신경 유두 함몰부위가 넓어지며 그림 1-b처럼 녹내장성 시신경 변화가 생기게 되기 때문에 안압이 높은 경우 (21mmHg 이상인 경우)에도 녹내장 정밀검사를 권유받으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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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시신경 유두함몰이 크거나 안압이 높으면 모두 녹내장일까요? 예상하셨겠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녹내장이 의심되어 병원에 오시게 되면 어떤 검사를 통해 녹내장을 진단하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안과에 오시면 항상 하시게 되는 기본검사!! 세극등 검사를 하게 됩니다.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눈 속을 들여다 보는 검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세극등 검사를 통해 각막, 전방, 홍채, 수정체, 유리체 및 시신경을 평가해서 녹내장을 일으킬 수 있는 소인들이 있는지 확인을 하게 됩니다.

두번째로는 안압 검사를 하게 됩니다. 녹내장의 진단과 진행 여부에 있어 안압은 매우 중요한 인자입니다. 검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크게 바람을 쏘아서 안압을 측정하는 기계인 비접촉 안압계(왼쪽 사진)와 점안 마취제를 점안 하고 검사하는 조금 더 정밀한 골드만 안압계(오른쪽 사진)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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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로 필요에 따라 전방각경 검사를 하시게 됩니다. 여러 종류의 렌즈를 눈에 접촉시켜 전방각 구조를 보는 검사로 개방각녹내장과 폐쇄각녹내장을 감별하고, 전방각 구조이상이나 신생혈관, 염증 등을 찾아내는 데에도 유용한 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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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검사로는 시야검사가 있습니다. 녹내장이란 안압 상승을 포함한 여러 요인에 의해 시신경 이상이 생기고 그에 따라 시야변화가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시야검사가 중요합니다. 검사가 어려워서 환자분들이 하시기 가장 힘들어하는 검사이지만 추후 진행 정도를 평가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섯번째 시신경 및 망막신경섬유층, 빛간섭단층촬영(OCT) 검사입니다. 세극등 검사를 통해 시신경을 들여다 보았지만 좀더 세밀한 검사를 위해 시신경 사진을 촬영해 평가하고, 망막신경섬유층 사진 및 빛간섭단층촬영(OCT) 검사를 통해 망막신경섬유층의 손상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각막두께검사를 하게 됩니다. 앞서 녹내장 진단 및 진행에 있어 안압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런데 안압을 평가하는 데 있어 각막 두께가 중요하게 됩니다. 각막이 두꺼운 분들은 안압이 실제보다 높게, 각막이 얇은 분들은 안압이 실제보다 낮게 측정되게 됩니다. 또한 각막이 얇은 분들일수록 녹내장의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따라서 각막두께 검사도 중요한 정보를 준다고 할 수 있겠지요.

자, 지금까지 건강검진에서 어떤 경우 녹내장을 의심하게 되는지, 그런 경우 병원에 오셔서 어떤 검사들을 하시게 되는지 간단히 소개해 드렸는데요.
많은 도움이 되셨는지요? ^^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궁금하실 만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I will be back!!!

 

[김안과병원] 녹내장 이야기(2): ‘두려움 이겨내기(2)’

녹내장 이야기 (2): ‘두려움 이겨내기(2)’

안녕하십니까.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두려움 이겨내기(2)’에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힙니다. 따라서 한국녹내장학회나 김안과병원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두려움의 대상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것입니다. 녹내장 환자가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알아두면 좋은 네 가지 항목들에 대해서 지난 시간에 이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3. 시야: ‘초기, 중기, 말기 중 어디인지’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차 약해지면서 보는 범위가 조금씩 줄어드는 병입니다. 따라서 보는 범위(시야)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가에 따라서 생활의 불편함 정도가 많이 달라집니다. 만약, 주변부 시야의 일부분에만 이상이 있다면 일상 생활에서는 전혀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고, 중심부 시야에 큰 이상이 있다면 생활에 지장이 많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시야 상태가 어떤지 알고 있어야 녹내장 상태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시야검사 결과는 말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대신 전반적인 시야감도의 정도에 따라서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의 시야이상이 그 중 어느 단계인지는 알고 계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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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초기 녹내장, 말기 녹내장 환자의 시신경유두사진과 시야검사 결과. 초기 녹내장에서는 주변부 일부에만 시야손상이 있습니다(빨간 화살표 부위). 때문에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이 없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오른쪽 구석에 있는 갈매기가 흐리게 보이겠지만(빨간 화살표) 굳이 신경 쓰지 않는다면 잘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말기 녹내장이 되면 중심 일부분의 하얀 부분을 빼고 나머지는 다 검게 보이지 않게 됩니다. 녹내장으로 한 번 검게 변한 부분은 다시 밝게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4. 진행유무: ‘진행 없이 안정적인지, 진행 중인지’
사실 이것은 환자가 직접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저 담당의사의 판단에 맡기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알고는 있어야 합니다. 본인의 녹내장 상태가 진행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진행하고 있는지. 만약 진행하고 있다면 앞으로 치료는 어떻게 할 것인지.

녹내장, 별 것 있을까요? 복잡하게 생각하면 끝도 없고, 언제나 이 네 가지만 명심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내 녹내장은 순한 녹내장이고, 어떤 약물 치료로 안압은 10대 중반으로 유지되고 있고, 시야는 초기이고, 몇 년째 진행 없이 안정적이다’라고 생각하면 충분합니다. 물론 최악의 경우도 있습니다. ‘독한 녹내장이고, 안압은 안약을 최대한 쓰고도 20대 후반이고, 시야는 이미 말기이고, 계속 진행 중인 경우’입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본인의 상태를 직시하고 빨리 받아들여야 합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가장 불행한 것은 그저 막연하게 두려워하고 피하려는 마음입니다. 혹시나 녹내장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녹내장의 모든 것(고려대학교 출판부)’과 같은 녹내장 관련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말기

간혹 환자들끼리 서로 ‘치료가 잘 되었다, 잘 못 되었다’는 식의 상담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상담은 환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이나 책에서 본 내용이 다른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겐 스테로이드 안약을 쓰면 안압이 오를 수 있지만 또 다른 사람에겐 스테로이드를 써야 안압이 조절됩니다. 환자들끼리의 상담은 그런 환자에게 ‘녹내장이 있는데 왜 스테로이드를 쓰고 있느냐? 담당 의사가 잘 못 치료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잘못된 정보를 줘서 오히려 환자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녹내장 치료를 잘 받아오던 40대 환자가 어느 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찾아왔습니다. ‘선생님, 제 안압이 19 mmHg라고 하셨는데 그 정도면 높은 것 아닌가요? 다른 환자에게 이야기 했더니 지금 치료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선생님께 말씀 드려서 약을 하나 더 추가하라고 하던데요’라고 하십니다. 직접 환자의 상태를 보지 않고 치료가 적절한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 했을까요? 사실, 이 환자의 경우, 안약 하나로 안압이 10대 후반 정도로 유지되고 있었고, 몇 년간 녹내장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말을 듣는 순간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환자는 여러 병원을 방황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원래대로 치료를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의사건 환자건 다른 사람의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땐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환자들끼리 하는 ‘치료가 충분하지 않다’, ‘수술이 잘 못 된 것 같다’는 말 한 마디가 다른 환자에게는 엄청난 혼란과 불행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내장의 진행은 일부 진행이 아주 빠른 경우를 제외하고는 녹내장 전문의도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2~3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안압 조절 상태가 적절한지 아닌지는 적어도 2~3년 이상 충분한 진료와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몇 년간 변화 없더라도 나중에 어느 시점에 갑자기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치료의 효과나 적절성에 대해서는 환자 스스로의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주변의 말에 흔들리지 마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인터넷이나 주위 환자들에게 듣는 정보 중에는 근거가 부족하거나 없는 것들도 많다는 점 꼭 명심하셔서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마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결국, 환자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 환자를 직접 만나고, 눈을 직접 들여다 보고, 직접 수술한 담당의사입니다.

이래저래 말이 길어졌습니다. 사실 녹내장 환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막연한 두려움과 잘못된 정보로 인한 혼란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이 다 옳지는 않겠지만 아무쪼록 녹내장 환자들의 두려움과 혼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음 시간엔 녹내장 이야기 (3): ‘집착에서 벗어나기(1)’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