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과병원]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 (4) – 녹내장의 진행 양상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 (4) – 녹내장의 진행 양상

지난 시간에 이어서 이번에는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의 네 번째 요소인 ‘T = Trend (진행 양상)’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4. T = Trend (진행양상) – 진행하고 있는가? 진행 속도가 빠른가?

네 번째로 생각할 점은 진행의 유무 및 속도입니다. 초기에는 시신경유두나 망막신경섬유층의 변화(구조)가 시야의 변화(기능)보다 더 눈에 띄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녹내장의 경우에는 구조보다는 기능의 변화가 진행 판단에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말기 녹내장의 경우, 환자 스스로 시야의 변화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환자 스스로 한 눈씩 가리고 일정한 곳을 주시한 상태에서 시야변화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진행을 판단하는 방법은 안과의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모든 안과의사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처음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입니다. 병원마다 구비하고 있는 장비의 사정이 다르겠지만 처음 진단 당시의 안압, 각막두께, 시신경유두/망막신경섬유/안저 사진, 시야검사결과는 가급적 모두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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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환자가 반복해서 받은 시야검사의 결과로, 아주 빠른 진행을 보인 경우입니다. 처음 검사에서는 초기 녹내장이었지만(A), 2년 뒤 검사에서는 중기 녹내장으로 진행 했고(B, 검은색 & 회색 부분이 더 늘었습니다), 그로부터 3달 뒤에는 말기 녹내장이 되어버렸습니다(C). 이 환자의 경우, 안압이 높은데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서 녹내장이 빨리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말기까지 진행해버리면 다시 예전 상태로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처음 상태에서 더 심해지지 않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간혹 안압이 낮은데도 녹내장이 진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우선 정말 안압이 낮은지, 안압을 제대로 측정했는지 확인해봐야 하고, 환자가 병원에 올 때만 약을 점안하는 것은 아닌지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말 안압이 낮다면 그만큼 안압에 더 약한 눈이라 안압을 더 많이 낮추어야 할 수도 있고, 안압 외에 다른 요인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환자가 고령이라면 빠르지 않은 진행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젊은 환자라면 느린 진행속도라도 더 비중 있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진행속도가 일반적인 녹내장보다 빠른 경우, 녹내장 이외의 다른 질환의 가능성(특히 뇌질환)도 생각해야 합니다.

진료에 적용하기

저는 녹내장 환자를 대할 때면 항상 이 네 가지 항목(G, I, F, T)을 떠 올리고 하나씩 맞춰봅니다. 그러면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가능합니다. 가장 좋은 경우의 수는 ‘G = 순한 형태의 녹내장이고, I = 안압 조절이 잘 되고 있고, F = 아직 초기이고, T = 크게 나빠지지 않고 있는 경우’입니다. 환자에게는 그냥 이 표현 그대로 말씀 드립니다. 만약 네 가지 항목 중 위험한 항목이 있다면 긴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G = 포도막염 녹내장이고, I = 안압이 들쭉날쭉 하고, F = 아직 초기이고, T = 진행이 확실하지는 않은 경우’라면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약을 더 세게 쓰거나 녹내장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녹내장 환자의 진료과정을 돌이켜 보면 ‘질문하기(어떤 형태의 녹내장인가? 안압 조절은 괜찮은가? 시야는 어떤가? 진행 상태는 어떤가?)’ 여러 가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 질문의 답 ‘확인하기’  치료 할지 말지, 지금 치료 지속할지 바꿀지 ‘결정하기’ 설명하기’로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설명하기’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눈높이에 맞는 표현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그 때 그 때 환자의 반응을 잘 관찰하면서 환자가 제일 이해하기 쉬워하는 표현을 찾기 위해 꾸준히 노력합니다. 환자의 생각이나 질문이 의사 입장에서 논리적이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가령 ‘녹내장이 있습니다’라고 하면 환자는 ‘몇 년 전에 눈에 튀어 들어간 농약 때문에 생긴 것 같다’,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생긴 것이다’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그런 생각을 이해하고 바로잡아 가면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환자는 믿을만한 의사의 권유를 잘 받아들여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녹내장을 대하는 제일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안과병원]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 (3) – 시야 검사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 (3) – 시야 검사

지난 시간에 이어서 이번에는 ‘녹내장 간단명료하게 생각하기: GIFT’의 세 번째 요소인 ‘F = Field (시야)’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3. F = Field (시야) – 시야이상이 어느 정도인가?

‘녹내장이 있으시네요’라고 말씀 드리면 대부분 돌아오는 질문은 ‘상태가 심한가요?’입니다. 환자에게 녹내장의 정도를 설명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이 시야결과에 따른 분류입니다. 여러 가지 분류가 있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동시야검사의 결과에 따라 초기, 중기, 후기, 말기로 설명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후기나 말기라는 말 대신에 ‘녹내장이 다른 분들보다 좀 심한 편이세요’라고 말씀 드리기를 좋아합니다. 특히 ‘실명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은 경우에 따라 아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환자들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완곡하게 ‘시력이 많이 내려갈 수 있습니다’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이 좋을 때가 많습니다. 시야의 정도를 평가할 때는 환자의 나이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가령 같은 중기의 시야결손이 있다 하더라도 환자가 20대냐 90대냐에 따라서 치료 방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야검사의 원리는 청력검사와 비슷합니다. 청력이 좋은 사람은 작은 소리도 잘 듣고, 청력에 문제가 있다면 작은 소리를 잘 못 듣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신경세포의 기능이 정상이라면 어두운 빛도 잘 볼 수 있지만 신경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어두운 빛은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망막 여러 부위의 신경세포들이 얼마나 튼튼한지 알기 위해서 망막의 여러 부위에 밝은 빛, 어두운 빛을 번갈아 가면서 비춰주고 얼마나 잘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이 시야검사의 기본 원리 입니다. 한 마디로 ‘몸이 얼마나 튼튼한지 체력장 검사 하듯이 시신경 세포들이 얼마나 튼튼하지 세포들의 체력을 테스트하는 검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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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검사 장면입니다. 어두운 빛과 밝은 빛을 번갈아 가면서 보면서 어느 정도 어두운 빛까지 볼 수 있는지 신경세포들의 기능을 확인하는 검사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시야검사를 처음 할 때는 힘들어 하시는데 여러 번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게 됩니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체력 테스트 결과가 달라지듯이 시야검사 결과도 할 때마다 조금씩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시야검사를 받아 봤지만 꽉 막힌 통에 얼굴을 대고 집중해서 어두운 빛을 봐야 하기 때문에 꽤 피곤한 편입니다. 특히 피곤한 상태에서는 검사 받다가 졸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주 중요한 검사이기 때문에 가급적 꾸준히 열심히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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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환자가 일정한 시간을 두고 여러 번 받은 시야검사 결과입니다. 처음 검사(A)에 비해서 두 번째 검사(B)가 까만 부분이 더 많아져서 나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세 번째 검사(C)를 보면 처음 검사보다 오히려 검은 부분이 줄었습니다. 그러면 이 환자의 녹내장은 좋아진 것일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시야검사는 검사 할 때마다 차이가 나고, 진행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경험 많은 안과 전문의가 제대로 판독해야 합니다. 시야검사나 안압검사 자체가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비전문가도 사용 가능하다는 생각은 해당 분야의 실제 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의사들이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서 반드시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사용하도록 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다음 시간엔 ‘T = Trend (진행 양상)’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김안과병원 | 알기 쉬운 녹내장검사 이야기] – 1. 안압검사 (1)

[알기 쉬운 녹내장검사 이야기] – 1. 안압검사 (1)

 안녕하세요?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에 새로 근무하게 된 안상일 입니다.


 녹내장 검사에는 매우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안압검사, 시야검사, 시신경유두검사, 망막신경섬유층검사, 전방각경검사, 각막두께검사, 전기생리학검사…. 이렇게 많은 검사를 해야 한다는 건, 그만큼 녹내장이 진단하기 어렵고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병이라는 얘기겠죠.


 녹내장으로 안과에서 진료를 볼 때마다 많은 검사들을 하게 되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병원비도 많이 나오는데, 대체 이 검사들은 무엇인지, 왜 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은 못 들어 오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한정된 진료 시간 안에 가급적 많은 환자들을 보아야만 하는 대한민국의 의료 여건상 환자들 한 분, 한 분께 좀더 쉽고 자세히 설명 드리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어떤 녹내장검사가 있고, 왜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검사를 편하게 잘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첫 번째로 녹내장검사 중에서 가장 기본이고,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안압검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안압이란?

우리 몸 속 피의 압력을 혈압이라고 하듯이, 눈 속에도 물이 차 있고 압력이 있는데 이를 안압이라고 합니다. 혈압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문제가 되듯이, 우리의 눈에도 적정 안압이 있습니다. 대략 10에서 21 사이의 안압을 정상이라고 보고 있답니다.

안압검사는 왜 하나요?
눈 속에는 우리가 빛을 보게 해주는 신경들이 있습니다. 이를 시신경이라고 합니다. 녹내장은 이 시신경들이 망가져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범위가 점차 줄어들고, 심하면 실명까지 이르게 되는 병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안압이 높으면 이 시신경들이 높은 압력에 눌려서 점차 죽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녹내장의 치료로 아직까지 유일하게 효과가 입증된 방법은 바로 안압을 낮추어 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녹내장을 진단하고 치료를 하는데 있어서 안압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수치입니다. 그래서 안과에 가면 매번 그렇게 열심히 안압을 재는 것이랍니다.

[김안과병원] 녹내장 이야기(6): ‘욕심 버리기(2)’

녹내장 이야기(6): ‘욕심 버리기(2)’

안녕하십니까.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환자분들께 드리는 편지입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힙니다. 따라서 한국녹내장학회나 김안과병원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녹내장과 한의학
일부 한의사들이 스스로를 녹내장 전문가라고 하면서 자신의 치료방법이 녹내장에 효과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치료비는 왜 그렇게 비쌀까요? 정말 그렇게 비싼 돈 주고 치료 받을 가치가 있을까요? 솔직히 저는 한의학으로 녹내장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한의원에서 ‘녹내장이 있으니 한약을 몇 달간 복용해야 한다’는 이야기 듣고 저에게 찾아온 분들 중에 실제 녹내장이 있었던 경우는 한 사람도 없었고(낮은 진단능력), 한의원에서 비싼 돈 들여서 한약 사먹고 안압이 내려가거나 시력이나 시야가 좋아진 경우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낮은 치료효과).

그렇다면 일부 한의사들은 도대체 어떤 근거로 자신의 치료가 녹내장에 효과 있다고 주장 할까요? 그냥 ‘침이나 한약이 몸에 좋은 것이고, 몸에 좋은 것이면 눈에 좋을 것이고, 눈에 좋은 것이면 녹내장에도 좋을 것이다’라는 막연한 가정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한약을 먹고 체중이 감소했거나 가려움증이 좋아졌다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녹내장의 경우는 효과를 판정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는 병’이라고 소개 해 놓고 자신의 치료를 받고 ‘환자들의 증상이 좋아졌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없는 병의 치료 효과를 증상으로 판단하는 것이 논리적인 생각일까요?

어쩌면 정말 침이나 한약이 녹내장 치료에 어느 정도 보조요법으로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직 그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환자에게 비싼 비용을 받고 치료를 권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일까요? 제가 말씀 드리는 ‘근거’라는 것은 그저 ‘몇 백 년 전에 만들어진 책에 뭐라고 나와 있다’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윤리적인 임상시험 절차를 거쳐서 얻은 ‘어떤 성분을 어떤 환자에게 어떻게 투여했을 때,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었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뜻하는 것입니다. 의료인으로서 책임감이 있다면 환자에게 권하기 전에, 먼저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검증의 단계를 충분히 거쳐야 합니다.

오히려 한약이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60대 여자 환자가 흐리게 보인다고 안과를 방문했습니다. 그 분은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던 분으로 작년까지는 안압이 10대 중반 정도였고 눈에 특별한 이상 없었습니다. 진료실에서 안압을 측정해보니 양안 모두 50 mmHg 정도로 작년보다 세 배 정도로 올랐습니다. 이 정도의 안압이면 몇 주 이내에 실명까지 올 수 있는 위험한 상태입니다. 검사에서 특별히 안압이 올라갈만한 눈의 이상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럴 땐 스테로이드에 의한 안압상승을 고려해야 합니다. 환자에게 여쭤봤더니 ‘한 달 전부터 한약을 먹고 있고, 몸무게도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환자가 한의원에 ‘한약 먹고 흐리게 보인다’고 문의 했더니 ‘명현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니 한 달 더 복용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 말 대로 한약을 한 달 더 복용했다면 심각한 후유증이 생겼겠지만 다행히 환자는 한약을 중단하고, 안압 낮추는 안약을 사용 했고, 안압은 정상화 되었습니다. 이 경우, 한약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지만 한약에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었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안압이 높은 환자들에겐 항상 한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물어 봅니다. 물론 양심적인 분들은 그러시지 않겠지만 일부 사람들은 심각한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을 한약에 넣습니다.

20대 여자 환자가 양안이 흐리게 보여서 안과를 방문했습니다. 다이어트를 위해서 한의원에서 살 빼는 한약을 받아서 복용한지 며칠 지났다고 합니다. 안과 검사 결과, 양안 모두 안압이 45 mmHg 정도로 정상범위의 두 배 이상이었고, 전방이 좁아져 있고, 근시가 생겨 있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의사들이 비만클리닉에서 식욕억제 목적으로 사용하는 토피라메이트 계열의 약물을 비롯해서 여러 약물들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한약에 어떤 성분을 넣었길래 이런 부작용이 나타났을까요? 의사가 처방한 약물에 의한 경우, 처방전을 보고, 어떤 성분이 원인일지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약은 환자나 다른 의사가 정확한 성분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어디에 좋은 어떤 약초가 들어갔다’는 정도가 대부분입니다. 다행히 환자는 바로 안과를 방문했고, 한약을 중단한 뒤에 안압은 정상화 되었습니다. 혹시 한약 복용 후 흐리게 보인다면 ‘명현현상’ 보다 한약 부작용을 더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치료 효과 있건 말건 내 돈으로 내가 한약 사먹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 한의원에서 특별히 제조한 한약만 몇 달 먹으면 안과에서 치료 못하는 병도 고칠 수 있다’는 이야기 듣고 절박한 마음에 혹해서 몇 백만원에서 몇 천 만원에 달하는 큰 돈을 덜컥 쓰시고 후회하시는 분들이 제 환자 중에 실제로 계시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렇다고 그 한의사들만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그럴듯한 이야기로 환자를 설득해서 비싼 한약을 많이 팔고 싶은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녹내장 치료 시 안과 치료에 추가로 건강보조식품이나 한약을 드실지 말지는 환자 본인이 선택하셔야 합니다.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치료를 권해야 하는 안과의사 입장에서 건강보조식품이나 한약을 권해드릴 수 없습니다. 그 치료효과나 부작용에 대해서 충분히 검증된 자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제가 말씀 드린 내용 고려하셔서 현명하게 선택하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감당하셔야 합니다.

녹내장 치료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사실, 녹내장 안약을 매일 꾸준히 점안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평생을 그렇게 해야 한다니… 녹내장 안약을 쓴다고 눈이 개운해지거나 시력이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충혈되고 따갑고, 가렵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든 녹내장 안약을 제 눈에 직접 점안해 봤습니다. 그래서 녹내장 약을 사용하면 어떻게 충혈되고, 얼마나 따가운지 잘 압니다. 그래도 환자분들에게 녹내장 안약 열심히 점안하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장기적으로 환자의 행복을 위해서 그 정도의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의 근거는 전세계에서 수 많은 녹내장 환자들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시행된 여러 연구에서 나온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녹내장을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비법 같은 것은 없습니다. ‘안과에서 못 고치는 병을 낫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은 허위광고이거나 과장광고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부디 환자들이 욕심 때문에 실망 하고, 돈 쓰고, 건강도 악화되는 일을 겪지 않으시길 기원합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녹내장 치료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특별한 비법도 없습니다. 그저 담당 의사권유대로 꾸준히 안약 점안하고, 검사 받고, 바른 생활습관 유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전세계의 수 많은 사람들이 더 좋은 녹내장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획기적인 치료가 나온다면 제가 먼저 꼭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는 주위에서 들리는 소문에 흔들리지 마시고, 욕심 내지 마시고, 성실하게 치료 하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김안과병원] 녹내장 이야기(4): ‘집착에서 벗어나기(2)’

녹내장 이야기(4): ‘집착에서 벗어나기(2)’

안녕하십니까.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환자분들께 드리는 편지입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힙니다. 따라서 한국녹내장학회나 김안과병원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간 여러 연구에서 녹내장 환자가 우울하고 강박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녹내장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원래 성격이 그런 사람이 녹내장이 잘 생긴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 입장에서 녹내장 환자들을 만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이 정도면 괜찮으니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라고 아무리 이야기 해도 환자 입장에선 마음 편히 가지는 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조심스럽게 말씀 드립니다만 만약 본인 스스로도 녹내장 때문에 우울하고 강박적인 마음이 힘들다면 정신과 상담을 함께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실 지난 시간에 말씀 드린 30대 ‘검사결과 집착형’ 환자의 경우, 초기 녹내장이라 치료만 잘 받으면 크게 불편함 없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미 의사의 조언보다 ‘본인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서(‘본인의 생각에 집착해서’) 누가 뭐라고 해도 행복해지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제 환자 중에 비슷한 정도의 녹내장을 가진 비슷한 연령의 환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나름 녹내장 치료에 적응하면서 열심히, 큰 문제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결국, ‘녹내장 환자로 살아가는 인생’이 행복한지 불행한지는 본인의 마음에 달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집착형 환자’들은 왜 검사결과에 집착하게 될까요? 아마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 불안할까요? 원래 의심이 많은 성격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의사를 온전히 믿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요… 결국 집착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담당 의사를 신뢰하는 것인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마음에 드는, 신뢰할 만한 의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좋은 의사 만나기
나의 불안을 덜어줄 좋은 의사, 어떻게 해야 찾을 수 있을까요?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일까요?

첫째, 녹내장 전문가인지 확인한다
누가 뭐래도 좋은 의사의 첫 번째 조건은 ‘실력’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단 그 선생님이 안과전문의인지, 녹내장분야에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지 아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물론 자세히 알기 어렵겠지만 요즘은 병원 인터넷 사이트에 의사의 약력이 나와 있어서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안과의사들 중에서 녹내장을 더 자세히 공부하는 한국녹내장학회 회원은 2013년 현재 130명 정도인데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근무 중입니다. 사실, 환자의 녹내장이 독한 녹내장이거나, 진행이 빠르거나,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안과전문의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잘 봐주실 수 있습니다. 제 환자들 중에도 평소엔 집 근처 안과에서 매달 안압 확인하고, 약 처방 받고, 큰 병원에는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오셔서 정밀검사 후 상태 확인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간단한 검사나 처방, 처치는 동네안과에서, 정밀검사나 복잡한 수술은 큰 병원에서 하는 진료 방식이 제일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큰 병원만 고집할 필요 없다는 뜻입니다.

둘째, 나랑 잘 맞는 성격의 의사를 찾는다
많은 환자들이 의사가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친절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의사도 자신만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피곤에 찌든 평범함 사람입니다. 원래 성격이 좀 거칠고 무뚝뚝한 의사에게 자상한 면을 기대했다가 실망했다면 그 의사만을 탓할 수 없습니다. 어떤 환자는 자세히 설명해주고 자신의 뜻을 존중해주는 의사를 선호하고, 또 어떤 환자는 의사가 알아서 결정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이끌어 주기를 바랍니다. 전자에 속하는 환자의 경우, 의사가 적극적으로 치료를 주도하면 무시 당하는 듯한 불편함을 느끼고, 후자에 속하는 환자의 경우, 의사가 적극적으로 주도하지 않으면 오히려 답답함을 느낍니다. 환자와 의사의 스타일이 맞지 않으면 신뢰하는 관계가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의사가 환자의 선호도에 맞게 스타일을 그때그때 바꾸면 좋겠지만 사람의 타고난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의료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굳이 나랑 성격이 잘 맞지 않는 의사에게 계속 치료 받으면서 불편해할 필요 있을까요? 유명한 의사가 꼭 좋은 의사는 아닙니다. 오히려 유명세에 기대 잔뜩 하고 갔다가 실망만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환자에게 좋은 의사는 ‘자신과 성격이 잘 맞는 의사’입니다. 다행히 녹내장의 경우, 치료 방향이 의사마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차피 비슷한 약 쓰고, 비슷한 검사 받을 거라면 몇몇 선생님을 직접 만나보고, 자기랑 스타일이 맞는, 그래서 ‘편안하게 믿을 만한’ 의사를 직접 찾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를 믿지 못하겠다면, 그리고 스스로 불안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겠다면 본인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집착형 환자’에게는 어설프게 공부하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집착의 대상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40대 여자 환자가 녹내장 검사 진행방식에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검사실에서 시야검사를 먼저 하고 진료실에서 안압 측정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어디선가 ‘시야검사 후 안압이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야검사 후 안압을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까요? 어쩌면 예전에 발표된 몇몇 논문을 봤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시야검사 후 안압이 일시적으로 오른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된 적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공부해 본다면, 시야검사 후 안압이 오르지 않았다는 논문도 있고, 안압이 오르더라도 1~2 mmHg 정도의 적은 양이 일시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대세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사실, 논문에 나오는 내용이랑 실제 환자 치료할 때랑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수 백 편의 논문을 쓴 녹내장분야의 세계적인 대가가 ‘내가 쓴 논문의 내용을 그대로 다 믿지는 말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죠. 제가 보기엔 ‘시야검사 후엔 안압이 오른다는데 이 병원에서는 왜 그렇게 검사할까?’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안압을 더 올릴 것 같습니다.

이 환자에겐 굳이 몰라도 되는 사실을 공부해서 오히려 ‘새로운 걱정 거리’(혹은 ‘집착의 대상’)가 생긴 셈입니다. 물론 자신의 병에 대해서 공부하고 질문하는 자세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공부를 할거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부한 내용에 얽매이면 안 됩니다. 어디까지나 공부라는 것은 강을 건너기 위한 뗏목이고, 달을 보기 위한 손가락일 뿐이니까요. 적당한 공부가 필요하지만 거기에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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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환자의 빛간섭단층촬영(OCT) 결과입니다. 알록달록한 그림과 숫자가 많아서 환자들이 자칫 불필요한 집착에 빠질 수 있고, 잘못된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지표들 중에서 빛간섭단층촬영으로 산출한 ‘C/D ratio’ 값은 실제 임상에서 큰 의미가 없지만 일부 환자들은 그 값을 녹내장의 정도나 진행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오인하기도 합니다. 굳이 그런 것까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는데 말입니다>

다음 시간엔 녹내장 이야기(5): ‘욕심 버리기(1)’로 찾아뵙겠습니다.

[김안과병원] 녹내장 이야기(3): ‘집착에서 벗어나기(1)’

녹내장 이야기(3): ‘집착에서 벗어나기(1)’

안녕하십니까.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환자분들께 드리는 편지입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힙니다. 따라서 한국녹내장학회나 김안과병원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녹내장을 대하는 환자의 자세
그 동안 제 경험을 돌이켜보면 녹내장을 대하는 환자의 자세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부정형(회피형)
어떤 환자들은 아무리 녹내장이 있다고 말씀 드려도 ‘내가 느끼기엔 이상 없는 것 같은데’라고 치료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그런 환자들의 마음 속에는 ‘내가 아프다니. 그럴 리가 없어’라는 ‘부정’이라는 방어기제가 자리잡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병이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방법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유형의 환자들이 가장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가 몇 년 뒤에 상태가 아주 악화되고 뒤늦게 다시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둘째, 걱정형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 형태에 속할 것 같습니다. 본인이 녹내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녹내장 때문에 실명될까 봐 걱정하면서 치료 중인 환자들입니다.


셋째, 해탈형

한편, 또 어떤 환자들은 ‘녹내장이 있습니다’라고 말씀 드려도 ‘그려… 그럼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할게’ 하시고는 담담하게 받아들이시기도 합니다. 녹내장에 대해서 더 설명 드리려고 해도 알아 들으시는지 아닌지 그저 웃으면서 ‘약이나 좋은 걸로 지어주셔’라고 하십니다. 일견 무심한 듯 보이지만 치료를 열심히, 의사 권유대로 따른다는 점에서 ‘부정형’ 환자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분들은 큰 불만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열심히 치료를 하신다는 점에서 ‘해탈형 환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신기하게도 ‘해탈형 환자’들은 감정의 동요가 크게 없으시고 안약도 열심히 점안하십니다. 그저 그 분들껜 ‘어머님~ 안압도 좋고, 시신경도 좋고, 시야도 좋고, 다 좋으시네요!’라고 한 마디만 해드리면 충분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녹내장 환자들은 그저 의사가 들려주는 ‘괜찮습니다’라는 말 한 마디 듣기 위해서 몇 달에 한 번씩 멀~~리 시골에서 버스 타고, 기차 타고 오시는 것입니다. 다행히 제 환자들 중엔 ‘해탈형 환자’들이 많으십니다. ‘좋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굳은 표정을 지을 수 없으니 저도 많이 웃게 되고, 환자들도 좋아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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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형 환자’를 만나는 것은 행복하고 보람 있는 일입니다>

‘해탈형 환자’ 되기
어차피 이미 생긴 녹내장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이왕 녹내장환자로 살아가야 한다면 ‘해탈형 환자’가 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제가 봤을 때 ‘해탈형 환자’들이 제일 행복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해탈형 환자’가 되는 첫 번째 방편은 담당의사를 믿고 스스로의 집착과 욕심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사실 ‘해탈형 환자’들은 질문이 많지 않으십니다. 그저 담당 의사를 믿고 지시를 충실히 따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또한 빨리 받아들입니다. 의사 입장에서 제 의견을 믿고 존중해주시니 참 고마운 분들입니다.

의사 입장에서 가장 불행해 보이는 환자는 검사 결과에 유난히 집착하는 환자들입니다.

1년 전에 다른 병원에서 녹내장을 진단 받은 30대 환자가 저를 찾아 왔습니다. 진료 접수 시에 담당의사의 의견과 상관 없이 시야검사부터 하고 진료를 받겠다고 하시길래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검사가 끝나고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초면인 저에게 그 환자가 한 첫 마디는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MD 값이 얼마에요?’ 였습니다. ‘-3.0 dB입니다’라고 하자 시야검사에 나오는 다른 숫자들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달라고 합니다. 몇 가지 설명 드리다가 ‘자세한 것을 다 설명하기 어렵습니다’라고 했더니 얼굴이 붉어지고 언성이 높아지더니 ‘환자의 권리’, ‘의사의 자세’에 대해서 주장 하다가 진료기록과 검사결과를 복사해서 다른 병원으로 갔습니다. 들리는 소문에는 그 병원에서도 같은 식의 진료를 보고 또 다른 병원으로 갔다고 합니다.

이 환자는 ‘검사결과 집착형’입니다. 굳이 분류 하자면 ‘걱정형’ 환자 중에서 그 걱정이 지나쳐서 집착과 불안으로 나타나는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또는 원래 성격이 강박적인 경우도 있겠죠. 본인 검사결과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검사결과에 나오는 숫자들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 현상은 ‘검사결과 집착’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제일 적합할 것 같습니다. 특히 녹내장 검사결과에는 수 많은 숫자들이 나오기 때문에 더 그럴지도 모릅니다. 이 분들의 특징은 올 때마다 검사에 나오는 숫자를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으면 불안해합니다. 가령 지난 번엔 시야검사 MD 값이 -3.0 dB이었는데 이번엔 -4.0 dB이라고 하면 ‘환자 스스로 생각한 기준’으로 ‘시야가 더 나빠졌다’고 판단해버립니다. 그리고 다음 번 시야검사 할 때까지 ‘-4.0’이라는 숫자에 계속 집착하게 됩니다. 가령, 지난 번에 안압이 15 mmHg였는데 이번엔 17 mmHg가 나왔다면 ‘환자 스스로 생각한 기준’으로 안압조절이 충분하지 않으니 치료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7’이라는 숫자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일부 녹내장 환자들은 검사결과에 집착하게 되었을까요? 집착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요?

라식,라섹 수술 후에 녹내장이 생길수도 있다구요?


라식 라섹후에 녹내장이 생길수도 있다구요?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들으실 때 수술 후에 안압이 상승되거나 녹내장이 생길 수도 있다고 들어본 분도 있을 것이고, 실제로 수술 후 안압이 높아져 약물치료를 받아본 분도 있을 것입니다.


눈이 좋아지고 잘 보이려 거금을 들여한 수술에 녹내장이 생긴다면 이보다 끔찍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수술한 환자들 일부에서 안압이 상승하여 안압하강제로 약물 치료를 한 경우도 있고, 그 외에 레이저 치료를 하거나 심각한 경우 녹내장 수술을 시행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수술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며, 수술 후 장기간 사용하게 되는 스테로이드라는 약물을 사용하여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스테로이드녹내장이라고 부릅니다


정상인들 중 한달 간의 스테로이드 사용 후에 5-6%사람들에게서 심한 안압상승이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유전인자와 관련이 깊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안약 뿐 아니라 많이 사용하는 피부과 스테로이드 연고를 눈 주위에 발랐을 경우, 때로는 먹는약을 복용한 경우에도 스테로이드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고도근시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 안압상승 위험이 더 높습니다.

라식라섹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각막혼탁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 사용은 필수적이며 대부분 장기간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모두가 안압이 상승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환자에서 안압이 상승되는 사람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환자분이 스테로이드로 인해 안압이 상승될 소인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고도근시로 인해 수술을 하고 수술 후에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고농도로 사용하게 된다면 안압상승이 될 위험이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술 후에는 안압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약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시간 안압상승이 지속되거나 발견이 늦어져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안압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어 녹내장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스테로이드 약물을 중단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경우는 안약 중단시 수일에서 수주 내에 정상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약물을 오랫동안 사용하였다면 그만큼 안압이 정상으로 떨어질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그 사이에 안압이 떨어지지 않거나 너무 높은 경우에 안압하강제 점안약으로 치료하게 됩니다. 먹는 약을 추가할 수도 있으며, 레이저를 사용하여 안압을 하강시키기도 합니다.

정말로 불행하게도 치료가 늦어져서 녹내장이 발생하여 안압이 조절되지 않는 극히 드문경우에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녹내장이 한번 발생되었던 분은 눈병이나 다른 질환으로 인해 스테로이드 안약을 사용하거나 연고를 사용할 때에도 주의하여야 합니다.

 ~, ~,~존으로 끝나는 약물은 주의해주세요!!

특히 피부과에서도 스테로이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먹는약이나 피부과 연고사용시에 꼭 피부과의사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사람이 소인을 가지고 있는지 미리 알수도 없고,

누군가에게도 생길수 있는 병으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의 경우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해결될 수 있습니다.


라식, 라섹 수술 후 녹내장이 생기지 않도록 정기검사로 예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