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CT를 찍는다고요??

눈을 CT를 찍는다고요??
눈CT촬영 (Optical coherence tomography)에 대하여…
 
사용자 삽입 이미지안과에 가시면 대부분 이런 기구를 이용해서 눈 속을 들여다 보고 이상이 있는지 판단하게 됩니다.
‘세극등’이라고 하는 안과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구인데, 이 기구를 이용하면 눈 속을 크게 확대하여 들여다볼 수 있어 눈의 기본적인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데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극등은 해상력에 한계가 있어 신경 조직의 미세한 이상은 알아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던 중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전 눈CT (정식 명칭은 ‘빛간섭단층촬영’이지만 환자분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보통 눈 CT촬영이라 부릅니다.) 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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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CT 기계라고도 하는 빛간섭단층촬영 기계입니다.>


빛을 이용하여 안구의 여러 구조물을 촬영하는 방법으로 수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아주 작은 이상도 잡아낼 수 있어
망막이나 녹내장 등 안과의 여러 분야의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눈 속의 신경 조직을 보여주고 있는 눈CT 사진입니다.
신경 조직이 아주 두꺼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약 300 마이크로미터 (0.3 mm)에 불과한 아주 얇은 조직입니다.
이렇듯 신경조직을 많이 확대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눈CT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CT라면 방사선이 있는 것 아닌가요? 방사선 검사는 애한테 좀….”


얼마 전 망막 이상 소견을 보인 12세 환아를 대상으로 눈CT 촬영을 처방하였는데,
보호자분께서 잠시 머뭇거리다 조심스럽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러한 일을 가끔 경험하게 되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방사선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이지요.


몸 속의 구조를 알기 위해 찍은 일반적인 CT 검사와는 달리 눈CT는 인체에 무해한 검사입니다.
검사 방법 자체가 일반것인 CT촬영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방사선은 일절 없으며 인체에 전혀 해가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이상 눈CT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김안과병원 영화감상부[사랑해톤즈]

김안과병원 영화감상부에서는 [사랑해 톤즈]를 관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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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광화문으로 이동 하여, 간단한 저녁식사와 함께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갔습니다.
극장에 도착 했을 때는 이미 많은 관객들이 로비에 입장을 준비해 있더라구요.^^
로비 양 옆으로는 백남준작가의 비디오아트가 전시되어 있어 한장 찍어 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죽은 故이태석 신부의 삶을 배경으로 한 이번 [사랑해 톤즈]는 기존 tv다큐멘터리로도 보았기 때문에 더욱 뮤지컬에 몰입 할 수 있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극장 자체가 커서인지 더욱 아프리카의 광활한  느낌이 물씬 나는 무대하며,다양한 조명들로 배우들의 심리 상황들을 더욱 섬세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배우들의 분장도 기존에 보았던 뮤지컬과는 달리 아프리카인으로 분장하기 위해 온 몸을 검게 칠한 페인팅 분장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거기에 레게머리까지!! 현지인에 몇몇 있는게 아닌가 할 정도로 현지의 느낌을 참 잘 살렸던 것 같더라구요.^^

배우들의 연기는 말한 것도 없었습니다. 
이태석 신부의 어머니 역을 맡은 배우 윤복희님의 연기는 .. 보는 동안 어머니의 마음을 어찌 그리 잘 표현하는지 연기를 보는 내내 먹먹한 마음을 가지게 하더라구요.ㅜㅜ
뮤지컬 대사 중 ”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 이란 대사가 기억에 남는 것은  이태석 신부가 그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주고 악기를 가르쳐 주어 수단 어린이들 손에 총 대신 악기를 그리고 전쟁터가 아닌 학교로 오게 하였지만 그 것 이상으로 결국 그들에게 끊임 없는 사랑과 관심을 준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뮤지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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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과병원의 멋진 영화감상부!!!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 기대 해 주세요!!^^

[김안과병원] 녹내장 이야기(4): ‘집착에서 벗어나기(2)’

녹내장 이야기(4): ‘집착에서 벗어나기(2)’

안녕하십니까.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환자분들께 드리는 편지입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힙니다. 따라서 한국녹내장학회나 김안과병원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간 여러 연구에서 녹내장 환자가 우울하고 강박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녹내장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원래 성격이 그런 사람이 녹내장이 잘 생긴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 입장에서 녹내장 환자들을 만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이 정도면 괜찮으니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라고 아무리 이야기 해도 환자 입장에선 마음 편히 가지는 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조심스럽게 말씀 드립니다만 만약 본인 스스로도 녹내장 때문에 우울하고 강박적인 마음이 힘들다면 정신과 상담을 함께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실 지난 시간에 말씀 드린 30대 ‘검사결과 집착형’ 환자의 경우, 초기 녹내장이라 치료만 잘 받으면 크게 불편함 없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미 의사의 조언보다 ‘본인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서(‘본인의 생각에 집착해서’) 누가 뭐라고 해도 행복해지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제 환자 중에 비슷한 정도의 녹내장을 가진 비슷한 연령의 환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나름 녹내장 치료에 적응하면서 열심히, 큰 문제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결국, ‘녹내장 환자로 살아가는 인생’이 행복한지 불행한지는 본인의 마음에 달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집착형 환자’들은 왜 검사결과에 집착하게 될까요? 아마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 불안할까요? 원래 의심이 많은 성격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의사를 온전히 믿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요… 결국 집착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담당 의사를 신뢰하는 것인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마음에 드는, 신뢰할 만한 의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좋은 의사 만나기
나의 불안을 덜어줄 좋은 의사, 어떻게 해야 찾을 수 있을까요?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일까요?

첫째, 녹내장 전문가인지 확인한다
누가 뭐래도 좋은 의사의 첫 번째 조건은 ‘실력’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단 그 선생님이 안과전문의인지, 녹내장분야에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지 아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물론 자세히 알기 어렵겠지만 요즘은 병원 인터넷 사이트에 의사의 약력이 나와 있어서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안과의사들 중에서 녹내장을 더 자세히 공부하는 한국녹내장학회 회원은 2013년 현재 130명 정도인데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근무 중입니다. 사실, 환자의 녹내장이 독한 녹내장이거나, 진행이 빠르거나,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안과전문의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잘 봐주실 수 있습니다. 제 환자들 중에도 평소엔 집 근처 안과에서 매달 안압 확인하고, 약 처방 받고, 큰 병원에는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오셔서 정밀검사 후 상태 확인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간단한 검사나 처방, 처치는 동네안과에서, 정밀검사나 복잡한 수술은 큰 병원에서 하는 진료 방식이 제일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큰 병원만 고집할 필요 없다는 뜻입니다.

둘째, 나랑 잘 맞는 성격의 의사를 찾는다
많은 환자들이 의사가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친절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의사도 자신만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피곤에 찌든 평범함 사람입니다. 원래 성격이 좀 거칠고 무뚝뚝한 의사에게 자상한 면을 기대했다가 실망했다면 그 의사만을 탓할 수 없습니다. 어떤 환자는 자세히 설명해주고 자신의 뜻을 존중해주는 의사를 선호하고, 또 어떤 환자는 의사가 알아서 결정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이끌어 주기를 바랍니다. 전자에 속하는 환자의 경우, 의사가 적극적으로 치료를 주도하면 무시 당하는 듯한 불편함을 느끼고, 후자에 속하는 환자의 경우, 의사가 적극적으로 주도하지 않으면 오히려 답답함을 느낍니다. 환자와 의사의 스타일이 맞지 않으면 신뢰하는 관계가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의사가 환자의 선호도에 맞게 스타일을 그때그때 바꾸면 좋겠지만 사람의 타고난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의료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굳이 나랑 성격이 잘 맞지 않는 의사에게 계속 치료 받으면서 불편해할 필요 있을까요? 유명한 의사가 꼭 좋은 의사는 아닙니다. 오히려 유명세에 기대 잔뜩 하고 갔다가 실망만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환자에게 좋은 의사는 ‘자신과 성격이 잘 맞는 의사’입니다. 다행히 녹내장의 경우, 치료 방향이 의사마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차피 비슷한 약 쓰고, 비슷한 검사 받을 거라면 몇몇 선생님을 직접 만나보고, 자기랑 스타일이 맞는, 그래서 ‘편안하게 믿을 만한’ 의사를 직접 찾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를 믿지 못하겠다면, 그리고 스스로 불안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겠다면 본인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집착형 환자’에게는 어설프게 공부하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집착의 대상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40대 여자 환자가 녹내장 검사 진행방식에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검사실에서 시야검사를 먼저 하고 진료실에서 안압 측정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어디선가 ‘시야검사 후 안압이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야검사 후 안압을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까요? 어쩌면 예전에 발표된 몇몇 논문을 봤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시야검사 후 안압이 일시적으로 오른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된 적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공부해 본다면, 시야검사 후 안압이 오르지 않았다는 논문도 있고, 안압이 오르더라도 1~2 mmHg 정도의 적은 양이 일시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대세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사실, 논문에 나오는 내용이랑 실제 환자 치료할 때랑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수 백 편의 논문을 쓴 녹내장분야의 세계적인 대가가 ‘내가 쓴 논문의 내용을 그대로 다 믿지는 말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죠. 제가 보기엔 ‘시야검사 후엔 안압이 오른다는데 이 병원에서는 왜 그렇게 검사할까?’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안압을 더 올릴 것 같습니다.

이 환자에겐 굳이 몰라도 되는 사실을 공부해서 오히려 ‘새로운 걱정 거리’(혹은 ‘집착의 대상’)가 생긴 셈입니다. 물론 자신의 병에 대해서 공부하고 질문하는 자세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공부를 할거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부한 내용에 얽매이면 안 됩니다. 어디까지나 공부라는 것은 강을 건너기 위한 뗏목이고, 달을 보기 위한 손가락일 뿐이니까요. 적당한 공부가 필요하지만 거기에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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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환자의 빛간섭단층촬영(OCT) 결과입니다. 알록달록한 그림과 숫자가 많아서 환자들이 자칫 불필요한 집착에 빠질 수 있고, 잘못된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지표들 중에서 빛간섭단층촬영으로 산출한 ‘C/D ratio’ 값은 실제 임상에서 큰 의미가 없지만 일부 환자들은 그 값을 녹내장의 정도나 진행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오인하기도 합니다. 굳이 그런 것까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는데 말입니다>

다음 시간엔 녹내장 이야기(5): ‘욕심 버리기(1)’로 찾아뵙겠습니다.

안경 쓴 공주님이 필요해요.

심한 난시로 인해 시력발달이 늦어지고 있어 안경을 착용시킨 5살 여자 어린이가 4개월 만에 김안과병원에 다시 왔습니다.
예쁜 공주님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보석이 박힌 머리띠를 하고요. 분홍색 안경도 쓰고 진료실에 왔습니다. 너무나 귀여운 공주님 모습이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시력검사를 해보니 약시가 그리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 ○○야, 안경 잘 쓰고 있지?” 라고 물어보니 어머님이 한숨과 함께 한마디 하셨습니다.
” 요새 안경을 쓴 공주님이 없다는 이유로 아이가 최근에는 안경을 잘 안 쓰려고 해서 힘들어요. ” ㅠㅠ

그러고 보니 백설공주도, 인어공주도, 미녀와 야수, 알리딘과 최근에 나온 라푼첼 공주까지 모두 안경을 쓰지 않은 공주님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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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공주들
굴절이상형 약시 (주로 심한 난시와 원시 때 생깁니다.)는 만 6세 이전에 정확한 굴절검사를 해서 안경을 착용시키는 것이 치료의 기본입니다.
(클릭!
http://blog.kimeye.co.kr/entry/안과의사가-말해주는-교정시력과-약시란?category=4)
키가 클 수 있는 나이가 있듯이 교정시력이 발달 할 수 있는 나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공주님을 좋아하고 만화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 시 하는 나이에 치료가 필요한 것이지요. 만 6세 이후에 처음 약시를 발견하고, 초등학교 이후에 철들어서  안경을 착용하는 것은 대학교 때 키가 크기를 바라는 것처럼 많이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래서 동화작가 선생님, 혹은 만화가님들께 부탁 드립니다.
여자 어린이를 위해서는 안경 쓴 공주님을, 남자 어린이를 위해서는 안경 쓴 로봇과 왕자님을 만들어주세요.
가림법을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용감하고 정의로운 애꾸눈 선장을 만들어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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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쓴 백설공주가 필요해요

[김안과병원] 녹내장 이야기(3): ‘집착에서 벗어나기(1)’

녹내장 이야기(3): ‘집착에서 벗어나기(1)’

안녕하십니까.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환자분들께 드리는 편지입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힙니다. 따라서 한국녹내장학회나 김안과병원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녹내장을 대하는 환자의 자세
그 동안 제 경험을 돌이켜보면 녹내장을 대하는 환자의 자세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부정형(회피형)
어떤 환자들은 아무리 녹내장이 있다고 말씀 드려도 ‘내가 느끼기엔 이상 없는 것 같은데’라고 치료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그런 환자들의 마음 속에는 ‘내가 아프다니. 그럴 리가 없어’라는 ‘부정’이라는 방어기제가 자리잡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병이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방법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유형의 환자들이 가장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가 몇 년 뒤에 상태가 아주 악화되고 뒤늦게 다시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둘째, 걱정형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 형태에 속할 것 같습니다. 본인이 녹내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녹내장 때문에 실명될까 봐 걱정하면서 치료 중인 환자들입니다.


셋째, 해탈형

한편, 또 어떤 환자들은 ‘녹내장이 있습니다’라고 말씀 드려도 ‘그려… 그럼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할게’ 하시고는 담담하게 받아들이시기도 합니다. 녹내장에 대해서 더 설명 드리려고 해도 알아 들으시는지 아닌지 그저 웃으면서 ‘약이나 좋은 걸로 지어주셔’라고 하십니다. 일견 무심한 듯 보이지만 치료를 열심히, 의사 권유대로 따른다는 점에서 ‘부정형’ 환자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분들은 큰 불만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열심히 치료를 하신다는 점에서 ‘해탈형 환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신기하게도 ‘해탈형 환자’들은 감정의 동요가 크게 없으시고 안약도 열심히 점안하십니다. 그저 그 분들껜 ‘어머님~ 안압도 좋고, 시신경도 좋고, 시야도 좋고, 다 좋으시네요!’라고 한 마디만 해드리면 충분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녹내장 환자들은 그저 의사가 들려주는 ‘괜찮습니다’라는 말 한 마디 듣기 위해서 몇 달에 한 번씩 멀~~리 시골에서 버스 타고, 기차 타고 오시는 것입니다. 다행히 제 환자들 중엔 ‘해탈형 환자’들이 많으십니다. ‘좋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굳은 표정을 지을 수 없으니 저도 많이 웃게 되고, 환자들도 좋아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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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형 환자’를 만나는 것은 행복하고 보람 있는 일입니다>

‘해탈형 환자’ 되기
어차피 이미 생긴 녹내장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이왕 녹내장환자로 살아가야 한다면 ‘해탈형 환자’가 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제가 봤을 때 ‘해탈형 환자’들이 제일 행복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해탈형 환자’가 되는 첫 번째 방편은 담당의사를 믿고 스스로의 집착과 욕심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사실 ‘해탈형 환자’들은 질문이 많지 않으십니다. 그저 담당 의사를 믿고 지시를 충실히 따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또한 빨리 받아들입니다. 의사 입장에서 제 의견을 믿고 존중해주시니 참 고마운 분들입니다.

의사 입장에서 가장 불행해 보이는 환자는 검사 결과에 유난히 집착하는 환자들입니다.

1년 전에 다른 병원에서 녹내장을 진단 받은 30대 환자가 저를 찾아 왔습니다. 진료 접수 시에 담당의사의 의견과 상관 없이 시야검사부터 하고 진료를 받겠다고 하시길래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검사가 끝나고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초면인 저에게 그 환자가 한 첫 마디는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MD 값이 얼마에요?’ 였습니다. ‘-3.0 dB입니다’라고 하자 시야검사에 나오는 다른 숫자들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달라고 합니다. 몇 가지 설명 드리다가 ‘자세한 것을 다 설명하기 어렵습니다’라고 했더니 얼굴이 붉어지고 언성이 높아지더니 ‘환자의 권리’, ‘의사의 자세’에 대해서 주장 하다가 진료기록과 검사결과를 복사해서 다른 병원으로 갔습니다. 들리는 소문에는 그 병원에서도 같은 식의 진료를 보고 또 다른 병원으로 갔다고 합니다.

이 환자는 ‘검사결과 집착형’입니다. 굳이 분류 하자면 ‘걱정형’ 환자 중에서 그 걱정이 지나쳐서 집착과 불안으로 나타나는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또는 원래 성격이 강박적인 경우도 있겠죠. 본인 검사결과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검사결과에 나오는 숫자들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 현상은 ‘검사결과 집착’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제일 적합할 것 같습니다. 특히 녹내장 검사결과에는 수 많은 숫자들이 나오기 때문에 더 그럴지도 모릅니다. 이 분들의 특징은 올 때마다 검사에 나오는 숫자를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으면 불안해합니다. 가령 지난 번엔 시야검사 MD 값이 -3.0 dB이었는데 이번엔 -4.0 dB이라고 하면 ‘환자 스스로 생각한 기준’으로 ‘시야가 더 나빠졌다’고 판단해버립니다. 그리고 다음 번 시야검사 할 때까지 ‘-4.0’이라는 숫자에 계속 집착하게 됩니다. 가령, 지난 번에 안압이 15 mmHg였는데 이번엔 17 mmHg가 나왔다면 ‘환자 스스로 생각한 기준’으로 안압조절이 충분하지 않으니 치료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7’이라는 숫자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일부 녹내장 환자들은 검사결과에 집착하게 되었을까요? 집착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요?

우리아이 눈썹이 눈을 찔러요 (2)

<눈썹이 자꾸 눈을 찌르는 우리 아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의사가 말한다면…?>

음…… 엄마의 입장으로는 먼저 “이 의사 선생님께서 제대로 판단해 주신 건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들 수도 있을 듯해요.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죠. 실제로 다른 병원에 진료 보시고, 추가 의견을 들으시려고 오시는 분도 가끔 있어요. ^^;;; 대개는 각막에 상처가 날 정도로 심한 눈썹 찔림이 있을 때에만 수술을 권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조금 접어놓으시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그 다음으로 드는 생각은… “부작용은 없나?” 수술 부작용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아래 덧눈꺼풀의 경우에는 절개를 해야 하므로 아무래도 처음엔 절개가 들어간 흔적이 보입니다. 정상적인 상처 회복과정에서는 대개 1달 째에 가장 빨갛게 보이게 되므로, 수술 직후보다 1달 정도 지나서 더 상처가 보이게 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옅어져서 안 보이게 되니 처음부터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해요. 가끔 염증이 생겨서 덧나거나 피부 특성에 따라서는 약간 흔적(나쁘게 말하면 흉이겠죠)이 남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정리되어서 수술하겠다고 마음먹게 되면….그 다음으로는…”전신마취는 괜찮나?” 걱정이 듭니다. (끝없는 생각의 늪… ㅠ.ㅠ) 전 안과 의사라 마취에 대한 지식은 당연히 부족하구요…전신마취에 대해서는 마취과 전문의 선생님께서 수술 전 자세히 상담해 주십니다. 더구나 마취과 선생님께서 수술 중간에 계속 자리를 지키면서 이상이 있는지 지켜봐 주시니 조금은 걱정을 내려놓으셔도 될 듯합니다. 단, 감기에 걸려 있거나 목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 전 마취과 전문의와 더 자세한 상담을 하셔야 합니다.


이제 수술이 끝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지? 어린이 집은 언제 보내도 될까?” 라는 생각이 들지요. 초기에는 눈이 많이 붓거나 멍들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이 부으면 초기 2-3일은 찬 찜질하고, 그 다음부터는 온찜질 하면 붓기가 빨리 가라앉습니다. 멍든 것은 대개 1-2주 가지만요. 정해진 시간에 연고 잘 바르고, 일주일 정도는 눈을 비비지 않게 해야 합니다. 너무 세게 비비거나 하면 실이 풀어져 상처가 벌어질 수도 있으니 말이죠. 붓기, 멍이 심하지 않고 아이가 협조가 잘 되어 부모님 말을 잘 이해하는 아이라면, 대개는 2-3일 지나서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습니다. (눈 비비지 않고, 연고 잘 바르고, 친구와 심한 장난하지 않고, 특히 흙장난 안하고… 등등)


이렇게 연고 바르면서 1달 정도 지나면 이제 한 숨 돌리셔도 되지 않을까요? 부모님들의 성향에 따라 1주일이면 다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고, 1달 이상 지나도 계속 걱정하시는 분도 있으니 시간이 해결해 준다 생각하시고 편하게 지내시는 게 답인 듯합니다. 단, 상처부위에 직사광선을 쬐면 상처가 약간 갈색으로 변해 착색될 수도 있으니 수술 후 3-4개월은 외부 활동시에 주의하셔야 할 듯…


눈썹 찔림이 있는 아이가 있는 부모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끄적거려 봅니다. ^^

[김안과병원] 녹내장 이야기(2): ‘두려움 이겨내기(2)’

녹내장 이야기 (2): ‘두려움 이겨내기(2)’

안녕하십니까.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두려움 이겨내기(2)’에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힙니다. 따라서 한국녹내장학회나 김안과병원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두려움의 대상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것입니다. 녹내장 환자가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알아두면 좋은 네 가지 항목들에 대해서 지난 시간에 이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3. 시야: ‘초기, 중기, 말기 중 어디인지’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차 약해지면서 보는 범위가 조금씩 줄어드는 병입니다. 따라서 보는 범위(시야)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가에 따라서 생활의 불편함 정도가 많이 달라집니다. 만약, 주변부 시야의 일부분에만 이상이 있다면 일상 생활에서는 전혀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고, 중심부 시야에 큰 이상이 있다면 생활에 지장이 많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시야 상태가 어떤지 알고 있어야 녹내장 상태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시야검사 결과는 말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대신 전반적인 시야감도의 정도에 따라서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의 시야이상이 그 중 어느 단계인지는 알고 계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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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초기 녹내장, 말기 녹내장 환자의 시신경유두사진과 시야검사 결과. 초기 녹내장에서는 주변부 일부에만 시야손상이 있습니다(빨간 화살표 부위). 때문에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이 없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오른쪽 구석에 있는 갈매기가 흐리게 보이겠지만(빨간 화살표) 굳이 신경 쓰지 않는다면 잘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말기 녹내장이 되면 중심 일부분의 하얀 부분을 빼고 나머지는 다 검게 보이지 않게 됩니다. 녹내장으로 한 번 검게 변한 부분은 다시 밝게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4. 진행유무: ‘진행 없이 안정적인지, 진행 중인지’
사실 이것은 환자가 직접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저 담당의사의 판단에 맡기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알고는 있어야 합니다. 본인의 녹내장 상태가 진행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진행하고 있는지. 만약 진행하고 있다면 앞으로 치료는 어떻게 할 것인지.

녹내장, 별 것 있을까요? 복잡하게 생각하면 끝도 없고, 언제나 이 네 가지만 명심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내 녹내장은 순한 녹내장이고, 어떤 약물 치료로 안압은 10대 중반으로 유지되고 있고, 시야는 초기이고, 몇 년째 진행 없이 안정적이다’라고 생각하면 충분합니다. 물론 최악의 경우도 있습니다. ‘독한 녹내장이고, 안압은 안약을 최대한 쓰고도 20대 후반이고, 시야는 이미 말기이고, 계속 진행 중인 경우’입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본인의 상태를 직시하고 빨리 받아들여야 합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가장 불행한 것은 그저 막연하게 두려워하고 피하려는 마음입니다. 혹시나 녹내장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녹내장의 모든 것(고려대학교 출판부)’과 같은 녹내장 관련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말기

간혹 환자들끼리 서로 ‘치료가 잘 되었다, 잘 못 되었다’는 식의 상담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상담은 환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이나 책에서 본 내용이 다른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겐 스테로이드 안약을 쓰면 안압이 오를 수 있지만 또 다른 사람에겐 스테로이드를 써야 안압이 조절됩니다. 환자들끼리의 상담은 그런 환자에게 ‘녹내장이 있는데 왜 스테로이드를 쓰고 있느냐? 담당 의사가 잘 못 치료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잘못된 정보를 줘서 오히려 환자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녹내장 치료를 잘 받아오던 40대 환자가 어느 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찾아왔습니다. ‘선생님, 제 안압이 19 mmHg라고 하셨는데 그 정도면 높은 것 아닌가요? 다른 환자에게 이야기 했더니 지금 치료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선생님께 말씀 드려서 약을 하나 더 추가하라고 하던데요’라고 하십니다. 직접 환자의 상태를 보지 않고 치료가 적절한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 했을까요? 사실, 이 환자의 경우, 안약 하나로 안압이 10대 후반 정도로 유지되고 있었고, 몇 년간 녹내장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말을 듣는 순간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환자는 여러 병원을 방황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원래대로 치료를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의사건 환자건 다른 사람의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땐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환자들끼리 하는 ‘치료가 충분하지 않다’, ‘수술이 잘 못 된 것 같다’는 말 한 마디가 다른 환자에게는 엄청난 혼란과 불행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내장의 진행은 일부 진행이 아주 빠른 경우를 제외하고는 녹내장 전문의도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2~3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안압 조절 상태가 적절한지 아닌지는 적어도 2~3년 이상 충분한 진료와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몇 년간 변화 없더라도 나중에 어느 시점에 갑자기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치료의 효과나 적절성에 대해서는 환자 스스로의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주변의 말에 흔들리지 마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인터넷이나 주위 환자들에게 듣는 정보 중에는 근거가 부족하거나 없는 것들도 많다는 점 꼭 명심하셔서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마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결국, 환자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 환자를 직접 만나고, 눈을 직접 들여다 보고, 직접 수술한 담당의사입니다.

이래저래 말이 길어졌습니다. 사실 녹내장 환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막연한 두려움과 잘못된 정보로 인한 혼란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이 다 옳지는 않겠지만 아무쪼록 녹내장 환자들의 두려움과 혼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음 시간엔 녹내장 이야기 (3): ‘집착에서 벗어나기(1)’로 찾아뵙겠습니다.

인생의 전성기는 언제?

< 인생의 전성기는 언제? >


이제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중학교 시절…
국사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우리 역사에서 최고의 전성기가 언제라고 생각하나요?’


그 때 질문을 받은 학생들은 마치 입을 맞춘 듯 모두 ‘고구려 광개토대왕 때요~~’ 하고 대답했고, 국사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토 확장의 신화, 광개토대왕에 대한 민족기록화입니다. 네이버에서 가져왔습니다^^)


마침 한국의 고대사 부분을 공부하고 있던 터였고… 한때나마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던 우리 민족의 자랑스런 역사를 강조하시느라 선생님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제가 중학교를 다니던 20여년 전에는 이 대답이 정답이었을 것입니다.


사실 지금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적어도 50% 이상은 같은 대답을 하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의식 속에는 ‘우리 민족의 전성기 = 광대토대왕’이라는 공식이 정답처럼 자리잡은 것 같으니까요.. 그래서 예전에 방영되었던 광개토대왕 드라마도 상당히 흥행을 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누군가 같은 질문을 한다면… 과연 정답은 무엇일까요?
저는 ‘2013년 현재’가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혹자는 ‘에이…. 영토는 고구려에 비해 훨씬 작고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지금이 전성기라고?!’
하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사람들의 의식 속에 ‘현재’ 대한민국의 국력이 과거에 존재했던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저평가되고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는 그림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좌측 그림의 제목은 ‘삼성선자의 위엄’이군요. 우측 그림은 ‘전세계 군사력 순위’ 라고 합니다. 삼성전자 하나의 기업 가치가 일본의 유명 전자회사들을 모두 합한 것 만 하네요. 우리 기업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고 봅니다. 군사력 역시 조그만 국토에도 불구하고 12위에 랭크 되어 있군요. 현재 대한민국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합니다.)


만약 대한민국이 현재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퇴보한다면 1000년 뒤 국사 교과서에
‘2000년대 초반은 한국 역사상 최전성기였다. 좁은 국토와 작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경제규모는 전세계에서 10위권을 차지하였고, 무역규모는 이를 상회하였다. 몇몇 기업은 해당 분야에서 전세계 1~2위를 다투고 있었고, 국방력 또한 세계 10위권이었다… 등등..’이라고 기술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생각해 보면 개인도 이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저에게 ‘당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전성기는 언제입니까?’하고 물어본다면 저는 잠시 생각한 후 ‘대학교 1~2학년 때요~’하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근심걱정 없이 즐거운 일들만 가득했으니까요. 그때는 참 왜 그 시기가 아~~주 좋은 시기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었던지…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마치 대학 시절 그 시절이 좋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듯이… 사실은 지금이 제 인생의 전성기인데도 불구하고 지금의 저는 그것을 모르고 ‘그래도 옛날이 좋았지~~’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제 생활에서는 당연히 만족스런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요.. ‘현재’를 살아가는 저에게 있어서 만족스런 부분 보다는 불만인 부분이 더 크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슷비슷한 일상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나태해져 갈 무렵이면 ‘혹시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까? 이런 시기를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보낼 수는 없지.’ 하고 하루 하루를 알차게 열심히 살아가려고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누가 아나요? 비록 지금이 전성기가 아니라 할지라도 알차게 살아가다 보면 없던 전성기도 만들어질지…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이 현재 인생의 전성기를 살아가고 있으시기를~~ 만약 그렇지 않다면 곧 다가 올 전성기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김안과병원] 녹내장 이야기(1): ‘두려움 이겨내기(1)’

녹내장 이야기(1): ‘두려움 이겨내기(1)’


안녕하십니까.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입니다. 그간 녹내장 환자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녹내장을 주로 보는 안과전문의 입장에서 환자에게 드리고 싶었던 말씀, 이번 기회에 편지의 형식을 빌어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힙니다. 따라서 한국녹내장학회나 김안과병원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무서운 녹내장
행복하게, 건강하게 지내오던 50대 여성이 어느 날 건강검진에서 녹내장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녹내장은 실명 될 수 있는 무서운 병이라고 합니다. 그 순간부터 온갖 생각이 떠오릅니다. ‘정말 녹내장이면 어떻게 하지’, ‘나는 언제쯤 실명될까’, ‘직장은 어떻게 하지’, 등등… 떨리는 마음으로 안과를 방문합니다. 이것저것 검사 받은 결과, 담당 의사는 녹내장이 맞다고 합니다. 그저 눈물부터 납니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하나’, ‘내 인생은 이렇게 끝나나’…

실제로 제 진료실에서 거의 매일 일어나는 장면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녹내장이 맞습니다’라고 하면 절망의 눈물을, ‘다행히 녹내장이 아닙니다’라고 하면 안도의 눈물을 흘립니다. 그래서 간호사들에게 ‘선생님 왜 자꾸 환자 울리냐’고 핀잔을 듣습니다. 시력을 잃는다는 것은 그 어떤 신체적 고통보다 큰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차라리 초기 암이라면 수술로 제거라도 할 수 있지, 녹내장은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병도 아닙니다. 그저 더 나빠지지 않기 하기 위해 평생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니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끔찍한 일입니다. 녹내장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방법은 없을까요? 우선 두려움의 원인을 생각해보고, 그 해결책도 찾아보겠습니다.


두려움의 원인

무엇이 녹내장 환자들에게 그토록 큰 두려움을 주게 되었을까요? 정말 녹내장은 그렇게 무서운 병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그 두려움의 가장 큰 원인은 ‘보이지 않는 실체에 대한 불안감’인 것 같습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조금씩 약해지면서 보는 범위가 서서히 좁아지는 병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진행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느끼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내가 어느 정도의 녹내장인지’, ‘나의 녹내장이 어느 정도 속도로 진행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두려움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사람이 느끼는 가장 큰 공포 상황 중 하나가 어두운 곳에 있는 것입니다. 그저 텅 빈 공간에 있을 뿐인데 어둡다는 것만으로 두려움을 느낍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두려움 이겨내기

어둠이 두렵다면 불을 밝히면 됩니다. 어렵고 힘들고 무섭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막상 실제 겪어보면 의외로 해볼만한 경우가 많습니다. 녹내장이 두렵다면 스스로의 녹내장 상태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고 자신의 녹내장과 친해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자신의 상태는 담당 의사와의 대화로 파악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봐야 하는 시스템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하기 어렵고, 환자가 의사에게 질문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저도 여유롭게, 우아하게 진료 보고 싶지만 그러면 우리 나라 대부분의 병원이 문을 닫아야 합니다. 참 비합리적인 시스템입니다. 바쁜 와중에 막상 질문 하자고 하니 민망하기도 하고, 괜히 면박 당할까 봐 망설여집니다.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1) 우선, 질문 전에 본인이 무엇이 궁금한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녹내장이 어떤 병이에요?’라고 질문 하고는 자세한 대답을 기대하면 안됩니다. ‘책을 보니 카페인이 안압을 올릴 수 있다고 하는데 제 경우 커피를 끊어야 할까요?’라고 질문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2) 가끔 질문 목록을 빼곡히 써 오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의사 입장에서 짧은 시간 내에 자세히 대답해드리기 쉽지 않습니다. 질문은 가급적 한 번에 1~2개씩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궁금한 것이 있다면 다음 방문 시에 질문하시면 됩니다.

3) 적절한 질문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다면 ‘선생님, 질문 있습니다’라고 명확히 의사를 밝히시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도 질문 들을 준비를 해야 하니까요… 사실, 의사가 진료기록 작성이나 검사결과 확인 중일 때는 환자가 하는 말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그럴 땐 ‘내가 질문 할건데 잘 들어주세요’라고 미리 사인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녹내장 상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사실 환자 입장에서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은 간단합니다. 녹내장 환자가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알아두면 좋은 네 가지 항목들, 하나씩 말씀 드리겠습니다.

1. 녹내장의 종류: ‘순한 녹내장인지 독한 녹내장인지’
녹내장에도 종류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환자들에게 정확한 녹내장 종류를 잘 알려드리지 않습니다. 어차피 말이 너무 어려워서 느낌이 잘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녹내장 중 가장 흔한 종류는 ‘원발개방각녹내장’입니다. 분명 한글인데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자식 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한글로 풀어 쓰자니 적당한 말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원발개방각녹내장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특히 안압(눈의 압력)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걸 또 구분해서 ‘정상안압녹내장’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정상안압’이라는 말이 오히려 환자에게 혼란을 주는 것 같아 저는 그 표현도 잘 쓰지 않습니다. 한국녹내장학회에서 조사한 ‘남일연구’에 의하면 정상 한국인의 평균 안압은 13.5 mmHg였고, 정상의 범위를 ‘평균 ± (표준편차X2)’로 봤을 때, 정상범위는 7.5에서 19.5 mmHg였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정상인 수천 명의 평균 값이지 환자 개개인의 정상 범위는 다릅니다. 가령, 안압이 똑같이 20 mmHg라도 누구에겐 정상이고, 또 다른 누구에겐 높은 안압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쉽게 예를 든다면 똑 같이 소주를 한 병 마셔도 누군 멀쩡하고 누군 필름이 끊기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다행히 정상안압녹내장은 대부분의 경우 진행이 빠르지 않습니다. 치료만 잘 받으면 정상안압녹내장으로 실명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반면, 신생혈관녹내장이나 포도막염에 의한 녹내장은 안압이 60~70 mmHg까지 오르는 경우도 종종 있고,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수술을 해도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녹내장을 크게 ‘순한 녹내장’과 ‘독한 녹내장’으로 나누어서 이야기 합니다. ‘순한 녹내장’은 대부분의 정상안압녹내장을 포함한 원발개방각녹내장이고, ‘독한 녹내장’은 신생혈관녹내장, 포도막염녹내장, 거짓비늘녹내장, 외상이나 수술 후 발생한 녹내장입니다. ‘어머님은 원발개방각녹내장이세요’라고 하면 ‘그게 뭐지?’라는 반응을 보이시지만, ‘어머님은 순한 녹내장이세요’라고 하면 ‘녹내장도 순한 것이 있어?’하면서 좋아하십니다. 하루에 50명 정도의 녹내장 환자를 진료 한다면, 그 중에 40명 정도는 ‘순한 녹내장’이고, 10명 정도는 ‘독한 녹내장’입니다. 50명 중에 녹내장 때문에 실명까지 가는 환자는 2~3명 정도인데 대부분 ‘독한 녹내장’을 가진 분들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순한 녹내장’은 치료를 꾸준히 잘 한다면 실명까지 가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만약 본인이 ‘순한 녹내장’이라면 여유롭게 치료하셔도 괜찮고, ‘독한 녹내장’이라면 조금 더 긴장해서 열심히 치료하셔야 합니다. ‘독한 녹내장’이라고 절망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단 최대한 노력을 해보고, 안타깝지만 그래도 안 되는 건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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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독한 녹내장’ 중의 하나인 신생혈관녹내장의 모습입니다. 홍채 표면에 신생혈관들이 생겨있습니다(하얀 화살표). 비록 독한 녹내장이지만 초기에 진단해서 잘 치료한다면 적절하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신생혈녹내장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당뇨로 인한 합병증입니다. 따라서 당뇨가 있는 경우, 본인의 증상과 상관 없이 녹내장 검사를 꼭 받으셔야 합니다>


2. 안압: ‘10대/20대 초반인지, 중반인지, 후반인지’

안압, 즉 눈의 압력은 녹내장의 발생과 진행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안압이 높으면 시신경이 눌려서 손상 받게 됩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무릎 관절이 더 눌려서 손상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따라서 안압의 상태는 녹내장의 상태를 잘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하지만 굳이 매번 본인의 안압이 얼마인지 자세히 기억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안압은 워낙 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조그만 변화에 대해선 너무 민감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같은 사람이라도 나이에 따라서, 하루 중 언제 안압을 쟀는지, 계절에 따라서, 커피를 마셨는지, 전날 잠을 잘 잤는지, 몸에 끼는 옷을 입었는지, 넥타이를 했는지, 긴장을 했는지, 검사할 때 눈에 힘을 줬는지, 등등에 따라 안압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 일일이 다 신경 쓰자면 끝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들에게 구체적인 안압 수치를 잘 알려드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대략적인 범위를 10대 혹은 20대 초반인지, 중반인지, 후반인지 정도로 알고 있는 것이 본인의 녹내장 상태를 아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안압 정도면 괜찮은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사실 ‘적정 안압’이라는 것의 기준을 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저는 적정 안압을 ‘녹내장의 진행을 성공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의 안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녹내장이 진행하는지 아닌지를 먼저 알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적어도 몇 년간 경과관찰을 해봐야 합니다. ‘적정 안압’은 그냥 간단한 공식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자신의 안압이 적절한지’는 담당의사의 의견을 믿고 따르시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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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 커져요.

<골드만 안압계를 이용한 안압측정. 눈에 기구가 닿는 것이 살짝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이 방법으로 측정한 안압이 현재로서는 ‘표준안압’입니다. 왼쪽 그림처럼 기구를 눈에 살짝 대면 의사가 보는 현미경 화면에 오른쪽 그림과 같은 초록색 반원이 위아래로 보입니다. 그 때 왼쪽 그림에 보이는 것처럼 숫자 다이얼을 돌려서 두 반원이 만나는 지점의 값이 안압입니다>

녹내장 환자가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알아두면 좋은 네 가지 항목들, 나머지는 다음 시간에 이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